아이 성 점령 (8:1-35)
1. 하나님의 지시(1-2)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이르시되 두려워 말라. 놀라지 말라. 군사를 다 거느리고 일어나 아이로 올라가라. 보라 내가 아이 왕과 그 백성과 그 성읍과 그 땅을 다 네 손에 주었노니(1)." 너는 여리고와 그 왕에게 행한 것 같이 아이와 그 왕에게 행하되 오직 거기서 탈취한 물건과 가축은 스스로 취하라. 너는 성 뒤에 복병할지니라(2)."
하나님의 물건을 취한 아간을 제하고 난 후에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에게 나타나셔서 다시 한 번 그를 격려해 주셨다. 이제 이스라엘은 문제가 되었던 것을 해결한 만큼 더 이상 아이 성 점령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격려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함께 해 주시겠다고 확인해 주신 것이었다. 하나님은 1차 공격 때와는 달리 이번 공격에는 모든 군사를 거느리고 아이 성을 점령하도록 지시하셨다. 하나님은 여호수아에게 아무리 작은 성을 공격할 때에도 방심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도록 지시하셨다. 하나님은 아이 성의 왕과 백성, 그 성읍과 땅을 다 여호수아의 손에 주셨다고 선언하셨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에게 아이 성으로 올라가서 여리고 성과 그 왕에게 행한 것과 같이 그 성을 정복하라고 지시하셨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번에는 여리고 성을 정복할 때와 같이 모든 것을 불태우지 말고 노략물과 가축을 그들의 소유로 삼으라고 지시하셨다. 여리고 성은 가나안의 첫 번째 정복지였기 때문에 첫 열매로 하나님께 온전히 드려져야만 했다(출 23:19; 잠 3:9). 그러나 이제 부터는 가나안 정복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서 각 성에서 얻은 노략물을 활용해야 했기 때문에 그렇게 할 필요가 없었다.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에게 아이 성을 점령하기 위해서 성 뒤에 군사를 숨겨 놓고 매복 작전을 사용하라고 지시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여리고 성 전쟁에서는 성(城) 주위를 돌게 하여 승리하게 하셨다. 그러나 아이 성 전쟁에서는 매복, 유인 작전(6절)을 사용해서 승리하게 하셨다. 우리는 왜 하나님께서 여리고와 아이 성의 정복 방법을 다르게 지시하셨는지는 알 수 없다. 아마도 하나님은 각 성의 처지와 상황에 가장 효과 있는 전략을 지시하셨을 것이다.
2. 여호수아의 작전 명령(3-8)
"이에 여호수아가 일어나서 군사와 함께 아이로 올라가려 하여 용사 삼만 명을 뽑아 밤에 보내며(3), 그들에게 명하여 가로되 너희는 성읍 뒤로 가서 성읍을 향해 매복하되 그 성읍에 너무 멀리 하지 말고 다 스스로 예비하라(4). 나와 나를 좆는 모든 백성은 성읍으로 가까이 가리니 그들이 처음과 같이 우리에게로 쳐 올라 올 것이라. 그리할 때에 우리가 그들 앞에서 도망하면(5), 그들이 나와서 우리를 따르며 스스로 이르기를 그들이 처음과 같이 우리 앞에서 도망한다 하고 우리의 유인을 받아 그 성읍에서 멀리 떠날 것이라. 우리가 그 앞에서 도망하거든(6), 너희는 매복한 곳에서 일어나서 그 성읍을 점령하라.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 손에 붙이시리라(7). 너희가 성읍을 취하거든 그것을 불살라 여호와의 말씀대로 행하라. 보라 내가 너희에게 명하였느니라 하고(8)..."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지시를 듣고 즉시 일어나서 그 일을 수행했다. 여호수아는 용사 중에서 30,000만 명을 뽑아서 밤에 몰래 성읍 뒤에 매복하도록 지시했다. (일부 학자들은 이 지역이 30,000명이 들키지 않고 매복할 수 있는 곳이 아니란 점을 들어서 30,000명은 아이 성 정복에 참여한 모든 군사의 숫자이며, 그 주에 5,000명만이 매복했다고 주장한다(12)). 아이성 정복을 위한 여호수아의 명령은 다음과 같이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성읍 뒤로 가서 성읍 가까이 매복하고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으라(4절). 2) 유인 작전이 시행되면 매복한 곳에서 일어나서 그 성읍을 점령하라(7절). 3) 그 성읍에 들어가는 일에 성공하면 그 성을 불사르고 하나님께서 명하신 대로 그 성을 탈취하라(8절). 한편 본문에 나타난 매복 전략 등과 같은 일종의 위장 전략을 이용하는 것이 과연 여호와의 군대에게 합당한 것인가? 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칼빈(Calvin)은 이런 논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모든 전쟁은 반드시 공격만으로 되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군사력보다는 지략으로써 승리를 거두는 장군이야말로 진정 최고의 지휘관이다. 그러므로 만일 그 전쟁이 조약이나 휴전 및 동맹의 파기 등과 같은 신의를 저버리는 행위가 아니라면, 전쟁시 전략. 전술을 활용하는 일은 결코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없다"(Keil & Delitzsch).
고대 전투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는 성읍 거민이 성문을 굳게 닫고 방어 작전을 펼치는 경우에는 아무리 병력이 우세해도 그 성읍을 정복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그리고 설사 그 성을 정복한다고 해도 수많은 시간과 희생이 지불되어야만 했다. 아이 성의 왕은 이스라엘 군대를 한 번 꺾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스라엘 군대를 쉽게 생각하고 총반격 작전을 펼침으로써 스스로 패배를 자초하였다. 그러므로 결과적으로 보면 1차 패배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 이스라엘은 패배로 인해 내부의 부패를 척결했을 뿐 아니라 최소의 희생으로 아이 성을 간단히 정복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하나님은 회개한 성도들에게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善)을 이루게 하신다."(롬 8:28). 여호수아는 여호와께서 그 성을 이스라엘에게 주셨다고 선언했다. 여호수아가 아이성 정복 전략을 지시한 후에 이 말을 한 것은 이 전략대로 하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기 위함이었다. 왜냐 하면 아이 성 전투는 이미 하나님께서 승리를 보장해 주셨기 때문이다.
3. 아이성 공격(9-29)
가. 매복 작전(9-14)
"그들을 보내매 그들이 복병할 곳으로 가서 아이 서편 벧엘과 아이 사이에 매복하였고 여호수아는 그 밤에 백성 가운데서 잤더라(9). 여호수아가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서 백성을 점고하고 이스라엘 장로들로 더불어 백성 앞서 아이로 올라가매(10), 그를 좆은 군사가 다 올라가서 성읍 앞에 가까이 이르러 성 북편에 진치니 그와 아이 사이에는 한 골짜기가 있었더라(11). 그가 오천 명 가량을 택하여 성읍 서편 벧엘과 아이 사이에 또 매복시키니(12), 이와 같이 성읍 북편에는 온 군대가 있고, 성읍 서편에는 복병이 있었더라. 여호수아가 그 밤에 골짜기 가운데로 들어가니(13), 아이 왕이 이를 보고 그 성읍 백성과 함께 일찍이 일어나서 급히 나가 아라바 앞에 이르러 정한 때에 이스라엘과 싸우려 하고 성읍 뒤에 복병이 있는 줄은 알지 못하였더라(14)."
여호수아의 보냄을 받은 군사들은 밤에 몰래 침입하여 아이 성 서쪽에 있는 벧엘과 아이 성 사이에 숨어있었다. 아이와 벧엘은 걸어서 3시간 정도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이 두 지역 사이에는 높은 돌산이 있었기 때문에 매복하기에 적절한 곳이었다(Velde, Knobel). 여호수아는 그들을 보낸 후에 그 밤에 자기 장막으로 가지 않고 백성들 사이에서 잠을 잤다. 여호수아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백성들의 수를 점고했다. '점고했다'는 말('파카드')는 '세다', '계산하다', '방문하다'는 뜻을 가진 말이다. 이 말은 전쟁 때에 진영에서 몰래 빠져나간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숫자를 확인하는 것을 의미한다(삼상 14:17; 왕상 20:26, 왕하 3:6). 여호수아는 군사들의 숫자를 확인한 후에 백성의 장로들과 함께 아이 성을 향해 진격했다. 아이 성 군사들을 유인할 군사들은 너무 많아서는 안되었기 때문에, 여호수아는 장로들과 함께 아이 성의 군사를 유인할 정도의 병력만을 이끌고 먼저 아이 성을 행해 나아갔다. 여기서 '장로'들은 여호수아를 도와 보필했던 '이스라엘 각 지파의 지도자들'을 가리킨다(Keil).
나머지 군사들은 여호수아의 뒤를 따라 진행하여 아이 성 북쪽에 골짜기 하나를 사이에 두고 진을 치고 있었다. 아이 성 주변은 계곡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이 골짜기를 건너서 직접 아이 성을 공격하는 일은 매우 어려웠다(7:4, 5). 그러므로 하나님은 아이 왕의 자만심을 이용해서 여호수아에게 유인 작전을 구사하도록 지시하셨던 것이다. 여호수아는 또 다시 5,000명을 그 곳에 메복시켰다. 5천 명을 매복시켰다는 말은 3만 명을 매복시켰다는 3절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듯이 보인다. 그러므로 학자들은 이 문제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1) 3만 명(로쉼 엘레프 이쉬)이란 숫자는 필사자가 사본을 베껴 쓸 때 5천명(하메쉐트 알리핌 이쉬)이란 숫자를 잘못 기록한 것이었다(Keil, Bright, Goslinga). 2) 밤에 3만 명이 매복했고(9절), 아침에 아이 성 가까이 이르러 다시 5천 명을 더 매복시켰다(12절)(Velde, Lincoln), 3) 모두 3만 5천 명이 동원되어 3만 명이 적을 유인하고 5천 명이 매복했다(Calvin).
여호수아는 그 날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밤에 골짜기 가운데로 들어갔다. 여호수아는 아이 성 군사들이 자신들을 감찰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아이 성을 공격하기 위해서 밤에 습격하는 것처럼 위장했다. 여호수아의 예측대로 아이 성 군사들은 이러한 이스라엘 군대의 움직임을 간파하고 있었다. 이스라엘 군사들이 골짜기를 넘어 침입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아이성의 왕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급히 군사들을 이끌고 이스라엘 군사들을 공격했다. 아이 성의 왕은 급히 이스라엘을 치기 위해서 '성문을 열어 놓고'(17절) 이스라엘 군대를 추겨했다. 아이 성 왕은 첫 번째 승리로 인해서 매우 자만해 있었기 때문에 매우 성급하게 움직였다. 그가 이렇게 생각할 여유도 없이 성급하게 대응한 것은 모두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군대와 함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이 성 왕은 아라바에 이르러서 이스라엘과 정한 시간에 싸우기 위해서 진을 치고 있었다. 아라바 는 종종 사해 남부 지방을 가리키기도 하였고(신 2:8), 요단 동편(신 4:49), 혹은 갈릴리 호수 아래 쪽의 요단 강 골짜기 전체를 가리키기도 했다(삼하 4:7). 그러나 본문에서는 이 말이 요단계곡 주변의 낮은 초원지대 내지는 광야를 가리킨다.
나. 유인 작전(15-19)
"여호수아와 온 이스라엘이 그들 앞에서 거짓 패하여 광야 길로 도망하매(15), 그 성 모든 백성이 그들을 따르려고 모여서 여호수아를 따르며 유인함을 입어 성을 멀리 떠나니(16), 아이와 벧엘에 이스라엘을 따라가지 아니한 자가 하나도 없으며 성문을 열어놓고 이스라엘을 따랐더라(17).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이르시되 네 손에 잡은 단창을 들어 아이를 가리키라. 내가 이 성읍을 네 손에 주리라. 여호수아가 그 손에 잡은 단창을 들어 성읍을 가리키니(18), 그 손을 드는 순간에 복병이 그 처소에서 급히 일어나 성읍에 달려들어가서 점령하고 곧 성읍에 불을 놓았더라(19)."
여호수아는 적군의 자만심을 이용하여 패한 것처럼 위장하여 광야 길로 후퇴했다. 메튜 핸리(Matthew Henry)는 "일시적 패배를 통하여 승리를 쟁취한 여호수아의 전략은 십자가의 죽음을 통하여 패배하는 듯 보였으나, 부활로 인해 승리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한다"고 하였다. 아이 성 군사들은 도망치는 이스라엘 군사들을 치기 위해서 모두 모여서 여호수아의 뒤를 따랐다. 이렇게 하여 결국 여호수아는 아이 성 군사들을 성으로부터 멀리 떠나게 하는 일에 성공했다. 아이와 벧엘 성의 군사들은 여호수아의 유인작전에 속아서 한 사람도 성에 남지 않고 모두 다 이스라엘을 치기 위해 성을 떠나게 되었다. 본문에는 '아이'성 전쟁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벧엘'이 등장하고 있는 것은 얼핏보면 이상하게 보인다. 그러나 (수 12:16)에 여호수아에 의해 정복된 성의 명단 중에 "벨엘"이 포함된 것을 보면 이 때에 '벧엘' 성의 군사들과 '아이' 성의 군사들이 연합 전선을 폈던 것으로 보인다(L. Wood). "벧엘"은 '아이'에서 걸어서 3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아이'성이 무너지면 동시에 무너질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러므로 그들은 아이성 전쟁에 적극적으로 동참했거나 '아이' 성 싸움에 군사를 제공했을 것이다(Calvin). 고대 전쟁에서 성문(城門)은 그 성읍의 운명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었다. 아무리 작은 성읍이라도 성문의 빗장을 굳게 잠그고 철저히 방어 작전을 펼치면, 상대방의 군대는 그 성문을 뚫기 위해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런데 아이 성 군사들은 자만심으로 인해서 스스로 성문을 열고 뛰어나오는 어리석은 일을 하고 말았다. 이 모든 일은 여호와께서 이스라엘과 함께 하셨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바로 그 때에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단창을 들어 성읍을 가리키라고 명령하셨다. 이 '단창'(키돈)은 적에게 세게 던질 수 있는 짧고 조그만 창을 말한다. 단창은 멀리 있는 복병들에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단창을 들어 햇빛에 평평한 부분을 반사시킴으로써 아이 성을 점령하라는 공격 신호로 사용했다. 하나님은 이제 아이 성을 이스라엘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해 주셨다. 여호수아는 여호와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단창을 들어서 복병들에게 공격 명령을 내렸다. 이 신호를 본 복병들은 즉시 숨었던 곳에서 나와서 아이 성을 공격했다. 그들은 모든 사람이 떠난 아이 성을 쉽게 점령하고 즉시 그 성읍에 불을 붙였다. 성읍을 태운 불은 이스라엘이 성을 장악했다는 신호용 불이었을 것이다(Calvin)
다. 협공 작전(20-29)
"아이 사람이 뒤를 돌아본즉 그 성읍에 연기가 하늘에 닿은 것이 보이나 이 길로도 저 길로도 도망할 수 없게 되었고, 광야로 도망하던 이스라엘 백성은 그 따르던 자에게로 돌이켰더라(20). 여호수아와 온 이스라엘이 그 복병이 성읍을 점령함과 성읍에 연기가 오름을 보고 다시 돌이켜서 아이 사람을 죽이고(21), 복병도 성읍에서 나와 그들을 치매 그들이 이스라엘 중간에 든지라. 혹은 이편에서 혹은 저편에서 쳐죽여서 한 사람도 남거나 도망하지 못하게 하였고(22), 아이 왕을 사로잡아 여호수아 앞으로 끌어왔더라(23). 이스라엘이 자기를 광야로 따르던 아이 거민을 들에서 죽이되 그들을 다 칼날에 엎드러지게 하여 진멸하기를 마치고 온 이스라엘이 아이로 돌아와서 칼날로 죽이매(24), 그 날에 아이 사람의 전부가 죽었으니 남녀가 일만 이천이라(25). 아이 거민을 진멸하기까지 여호수아가 단창을 잡아 든 손을 거두지 아니하였고(25), 오직 그 성읍의 가축과 노략한 것은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명하신대로 이스라엘이 탈취하였더라(27). 이에 여호수아가 아이를 불살라 그것으로 영원한 돌무더기를 만들었더니 오늘까지 황폐하였으며, 그가 또 아이 왕을 저녁때까지 나무에 달았다가 해질 때에 명하여 그 시체를 나무에서 내려 그 성문 어귀에 던지고 그 위에 돌로 큰 무더기를 쌓았더니 그것이 오늘까지 있었더라(29)."
아이성 사람들은 자기 성에서 불이 붙어 그 연기가 하늘로 피어오르는 것을 보게 되었다. 성안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본 순간 광야로 도망치던 이스라엘 군사들은 다시 돌아서서 아이 성 군사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성읍을 점령한 복병들도 다시 성을 빠져 나와서 이스라엘 군사들을 추격하던 아이 성 군사들의 후방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결국 아이 성 군사들은 앞과 뒤에서 동시에 공격을 받게 되었다. 이스라엘 군사들은 전방과 후방에서 양면 작전을 펴서 아이 성 군사들을 한 사람도 남기지 않고 모두 전멸시켜 버리고 말았다. 여호와의 지시를 따라 아이 성을 공격했던 작전은 이렇게 해서 완전한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한번의 승리로 인해 자만심에 들떠 이스라엘과 여호와를 모독했던 아이 왕은 사로잡혀서 비참한 죽음을 맞게 된다(29절). 본문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여호수아가 쳐서 멸한 가나안 왕들의 목록 중에 벧엘 왕도 기록된 것을 보면(12:16), 이 당시 아이 왕과 함께 벧엘 왕도 죽임을 당한 것 같다(Leon Wood).
이스라엘 군사들은 그들을 따르던 아이 성 군사들을 모두 죽인 후에, 다시 성으로 들어가서 선 안에 있는 사람들을 죽였다. 이스라엘 군사들이 아이 성 사람들을 칼로 죽인 것은 우상을 섬기는 모든 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었다(신 13:15). 하나님은 일찍이 가나안 족속에 대해서 내린 "호흡 있는 자는 하나도 살리지 말라"고 명령하셨다(신 20:16). 이러한 잔인한 행위는 사랑과 자비의 하나님에게 적당하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상 숭배자들과 죄인들에 대하여 엄중하게 심판을 하신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이들을 진멸함으로써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호와 신앙을 보존하고 그들이 가나안의 우상 문화를 본받지 못하게 하셨다. 이 날에 죽임을 당한 이이 성 사람들은 남자와 여자를 합해서 모두 12,000명이었다.
여호수아는 아이 성 거민을 모두 죽일 때까지 그가 잡은 단창을 내리지 않았다. 이것은 아말렉 전투에서 모세가 지팡이 잡은 손을 내리지 않았던 것을 연상하게 장면이다. 여호수아는 이미 아말렉 전투에서 모세의 승리 방법을 보았으며, 지금도 그때와 같이 하나님의 도우심을 바라며 이와 같이 했을 것이다. 이러한 여호수아의 모습은 이 전쟁의 승패가 하나님께 달려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여호수아는 이와 같이 함으로써 승리의 모든 공로를 하나님께 돌렸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리고' 성과는 달리 아이 성에서는 각종 탈취물과 가축을 자신들이 취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아이 성을 불살라서 그 성을 영원한 돌무더기(폐허)를 만들어 버렸다. 성서 고고학자 가스탕(Garstang)과 올브라이트(Albright)는 이 지역에서 발굴된 조사를 토대로 하여 여리고 성과 아이 성이 B. C. 1400년경에 멸망되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이 성은 여호수아에 의해 함락된 이후 오랫동안 황폐한 채로 남아 있었다. 여호수아는 죽은 아이성 왕의 시체를 나무에 매달아 두었다가 해가 진 후에 내려서 그 위에 돌을 쌓아 무덤을 만들었다. 아이성 왕의 시체를 이렇게 가혹하게 다룬 것은 우상 숭배의 소굴인 가나안 땅의 지도자에 대한 여호와의 엄중한 심판 때문이었다(Calvin). 죽은 자의 시체를 다시금 나무에 매다는 일은 죽은 후에도 그에게 모욕과 수치를 주기 위한 것이다(민 25:4; 신 21:22; 삼하 21:8, 9; 에 7:10). 그리고 그것을 보는 자로 하여금 경각심을 갖게 하여 이스라엘에 대적하지 못하게 경고하기 위한 조치였다. 신명기(신 21:23)에 따르면, 시체를 나무에 매단 채 밤을 새우지 못하게 하였기 때문에 여호수아는 그 시체를 해가 진 후에 거두어 장사했다. 특히 악인의 시체는 바로 당일에 땅 속에 묻어 그 부정함을 이스라엘 공동체로부터 깨끗하게 제거할 필요가 있었다. 아이 왕은 성문 어귀 곧 심판과 통치의 왕좌에 앉아 서 온갖 불경스러운 행위를 일삼았을 것이다(Calvin). 그러므로 그는 바로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을 받고 말았다.
* 적용 및 교훈 *
1. 범죄한 아간을 제거한 이스라엘은 다시 하나님의 군대로 쓰임 받아 가나안 거민을 처벌하는 데에 쓰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하나님은 탈취물을 하나님의 일에 헌신한 이스라엘 군사들에게 선물로 주셨다.
2. 아이 성 점령은 하나님의 구원과 죄를 짓고 하나님을 거역한 백성에 대한 심판이었다.
4. 계약 갱신(에발산 예식)(8:30-35)
아이성을 점령한 후, 여호수아는 모세의 지시를 따라 에발 산에 철로 다듬지 않은 단을 쌓고 번제와 화목제를 드렸다. 그리고 돌 위에 모세의 율법을 기록하고, 절반은 에발 산에, 그리고 절반은 그리심 산에 서서 축복과 저주의 말씀을 낭독하였다. 이 예식은 이스라엘의 운명이 율법에 순종하느냐 않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을 깨우쳐 주려는 예식이었다.
"때에 여호수아가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위하여 에발산에 한 단을 쌓았으니(30), 이는 여호와의 종 모세의 율법 책에 기록된대로 철연장을 다듬지 아니한 새 돌로 만든 단이라. 무리가 여호와께 번제와 화목제를 그 위에 드렸으며(31), 여호수아가 거기서 모세의 기록한 율법을 이스라엘 자손의 목전에서 그 돌을 기록하매(32), 온 이스라엘과 그 장로들과 유사들과 재판장들과 본토인 뿐 아니라 이방인까지 여호와의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 앞에서 궤의 좌우에 서되 절반은 그리심산 앞에 절만은 에발산 앞에 섰으니 이는 이왕에 여호와의 종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축복하라고 명한대로 함이라(33). 그후에 여호수아가 무릇 율법 책에 기록된대로 축복과 저주하는 율법의 모든 말씀을 낭독하였으니(34), 모세의 명한 것은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온 회중과 여인 아이와 그들 중에 동거하는 객들 앞에 낭독하지 아니함 말이 하나도 없었더라(35)."
아이 성을 점령한 후에 여호수아는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위해 에발산에 단을 쌓았다. 일부 학자들(Knobel, De Wette, Meyer, Rosenmuller 등)은 에발산에서의 의식이 가나안 정복 전쟁이 끝나고 이스라엘 사회가 안정된 때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갑자기 등장한 본문 (30-35절)이 전후 상황에 어울리지 않으며(삽입구문이라고 주장함), 아이에서 20마일 이상 떨어진 에발 산에서 이런 의식을 순조롭게 진행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성전'(聖戰)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여리고 전투에서 뿐 아니라, 특히 아이 전투에서 여호수아는 무엇보다 백성의 성결 및 하나님의 규례 준수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러므로 여호수아는 아이 성을 정복한 후 이틀 정도 걸어갈 수 있는 에발 산까지 곧장 진격하여 그곳에서 하나님과의 언약을 준수했을 것이다. 여호수아는 이렇게 함으로써 남아 있는 가나안 정복 전쟁에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했을 것이다.
에발 산에 단을 쌓은 것은 에발 산에 율법을 새긴 돌을 세우고 제단을 쌓아 제사를 드리라는(신 27:1-8) 명령을 준행한 것이다. 협곡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서 있는 에발 산(저주)과 그리심 산(축복)은 율법을 준수하거나 거역하는 자를 축복하고 저주하기 위해서 선택되었다(신 11:29). 여호수아는 모세가 명한 대로 철 연장으로 다듬지 않은 돌로 여호와의 단을 쌓았다(출 20:24-25). '정'으로 다듬지 않고 채석장에서 나온 자연 그대로의 돌을 사용한 것은, 하나님께서 외형적인 것보다 자연스럽고 진실된 제사를 원하신다는 것을 나타내주고 있다. 그들은 이 제단을 쌓은 후에 그 제단에 번제와 화목제를 드렸다. '번제'는 하나님께 대한 전적 헌신을 위해 드리는 제사이며(레 1:13-17), '화목제'는 인간과 하나님 사이에 평화와 친교를 위해서 드려진 제사였다(레 3:1-16).
여호수아는 제단을 쌓고 번제와 화목제를 드린 후에 거기서 모세가 기록한 율법을 이스라엘 자손이 보는 앞에서 그 돌에 기록했다. 모세의 율법을 돌에 다 기록할 수 없기 때문에 아마 이 돌에 새긴 것은 율법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었을 것이다. 여기서 '온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의 대표와 남자들, '여자들과 아이, 그리고 함께 있던 이방인'까지 포함한 모든 이스라엘 회중을 말한다. '이방인'(게르)이 이 예식에 참여한 것은 당시 이방인들이 율법 앞에서 이스라엘 본토인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았음을 보여준다. 온 이스라엘과 장로들과 유사들과 재판장들과 본토인과 이방인들은 여호와의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이 멘 언약 궤의 좌우편에 섰다. 이 때에 그 절반은 그리심산 앞에 서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에발산 앞에 서있엇다. 이것은 여호와의 종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명한 그대로 행한 것이었다 장로들과 유사들과 재판장들은 이스라엘 사회의 정치(종교), 행정, 사법의 지도자적 위치에 있는 자들을 말한다. 이들 역시 율법 앞에서는 모든 백성들과 동일했다. 여호와의 언약궤를 멘 레위 사람 제사장들은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언약궤를 중앙에 놓고 좌우에 서서 큰 소리로 축복과 저주의 말씀을 선언했다(신 27:9, 14). 이 의식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의미를 보여준다. 1) 여호와의 언약궤, 즉 말씀이 모든 생활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2) 여호와의 말씀에 대한 순종과 불순종 여하에 따라 축복과 저주가 임한다. 여섯 지파(시므온, 레위, 유다, 잇사갈, 요셉, 베냐민)는 축복의 산인 그리심 산에 섰으며, 다른 여섯 지파(르우벤, 갓, 아셀, 스불론, 단, 납달리)는 저주의 산인 에발 산에 섰다. 이때에 레위 사람 제사장들이 가운데 선 후에 율법을 선포하면 백성들은 그 말에 대해서 '아멘"으로 화답하도록 되어 있었다. 우리는 이 예식을 통해서 이스라엘의 축복과 저주는 율법의 순종 여부(8:34; 신 28:1-68)에 달려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호수아는 모든 율법을 백성 앞에서 낭독하였다. 아마도 여호수아가 먼저 낭독하면, 그것을 받아 제사장들이 다시 큰 소리로 낭독했을 것이다(신 27:14). 여호와는 율법에 기록된 모든 축복과 저주의 말씀을 백성들 앞에서 낭독하였다(신 27:15-26과 28:15-68에 언급된 저주와, 신 28:1-14에 언급된 축복의 말씀). 이러한 예식은 이스라엘 성년 남자는 물론이고 평소 인구 조사에서 제외된 여인과 아이, 그리고 타국인까지 참여했다. 이는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 복 받고 길이 장수하는 데에는 남녀 노소 및 혈통의 차별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반대로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할 때에도 역시 누구든지 저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 적용 및 교훈 *
1. 계약갱신 예식은 가나안 땅의 주권을 가진 분이 하나님임을 나타내기 위한 예식이다.
2. 계약갱신 예식은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복과 정착의 성패가 율법에 대한 순종과 불순종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아이 성 점령 (8:1-35)
1. 하나님의 지시(1-2)
2. 여호수아의 작전 명령(3-8)
3. 아이성 공격(9-29)
가. 매복 작전(9-14)
나. 유인 작전(15-19)
다. 협공 작전(20-29)
4. 계약 갱신(에발산 예식)(8:30-35)
가나안 땅의 주권을 가진 분이 하나님임을 나타내기 위한 예식이다.
가나안 정복과 정착의 성패가 율법에 대한 순종과 불순종에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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