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공부 여호수아

가나안 남부 점령(여호수아10장)

nam씨 2016. 1. 16. 13:31

가나안 남부 점령(여호수아10)

기브온이 하나님의 주권을 받아들인 반면에 아노니섹은 적극적으로 이를 거주하고 맞서 싸웠다. 그 결과 그는 헤렘의 법이 적용되어 엄한 처벌을 받고 말았다. 강성한 기브온 성이 이스라엘과 평화 조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들은 예루살렘 왕 아도니섹은 헤브론과 야르뭇과 라기스와 에글론의 왕들과 연합하여 기브온을 치러 올라왔다. 이때에 기브온은 여호수아에게 구원을 요청하였다. 그리고 이 요청을 들은 여호수아는 즉시 출동하여 남방의 다섯 나라의 연합군을 제거하고 그들의 땅을 정복하였다.

 

. 남부 연합군의 공격과 기브온의 원군 요청(1-6)

"여호수아가 아이를 취하여 진멸하되, 여리고와 그 왕에게 행한 것 같이 아이와 그 왕에게 행한 일과, 또 기브온 거민이 이스라엘과 화친하여 그 중에 있다함을 예루살렘 왕 아도니섹이 듣고(1) 크게 두려워하였으니, 이는 기브온은 왕도와 같은 큰 성임이요 아이보다 크고 그 사람들은 다 강함이라(2). 예루살렘 왕 아도니섹이 헤브론 왕 호함과 야르뭇 왕 비람과 라기스 왕 아비아와 에글론 왕 드빌에게 보내어 가로되(3), 내게 올라와 나를 도우라. 우리가 기브온을 치자 이는 기브온이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자손으로 더불어 화친하였음이니라 하매(4), 이러므로 아모리 다섯 왕 곧 예루살렘 왕과 헤브론 왕과 야르뭇 왕과 라기스 왕과 에글론 왕이 함께 모여 자기들의 모든 군대를 거느리고 올라와서 기브온에 대진하고 싸우니라(5). 기브온 사람들이 길갈 진에 보내어 여호수아에게 진언하되 당신의 종들 돕기를 더디게 마시고 속히 우리에게 올라와서 우리를 구조하소서, 산지에 거하는 아모리 사람의 왕들이 다 모여 우리를 치나이다 하매(6)..."

 

이스라엘이 여리고와 아이를 점령한 일과, 기브온이 이스라엘과 평화 조약을 맺은 일은 곧 가나안의 왕들에게도 전해졌다. 기브온과 매우 가까운 곳에 있었던 예루살렘 왕 아도니섹은 이 소식을 듣고 매우 불안해하였다. 예루살렘은 지중해에서 동쪽으로 약 53km, 사해에서 서쪽으로 약 23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성읍으로 구약 시대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곳이다. 아브라함 당시에는 이곳을 '살렘'이라고 불었으며(14:18), 사사시대에는 '여부스'라고 불렀다(19:10, 11). 다윗 왕은 이 곳에 있는 성을 '다윗 성'이라고 부르고(삼하 5:6-10),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정했다. 아도니세덱은 '의의 주()'라는 뜻으로서 이 명칭은 예루살렘 왕들에게 부여된 공식 칭호였다. 아브라함 당시에는 이 칭호가 '의의 왕이란 뜻으로 사용되어 '멜기세덱'이라고 부르기도 했다(14:18). 따라서 일부 학자는 이 예루살렘 왕을 아브라함 시대의 멜기세덱의 후손으로 보기도 한다(Matthew Henry). 여부스 족속에 속하는 예루살렘 왕 아도니세덱은 당시 남부 팔레스틴의 여러 왕들 중에서 가장 큰 세력을 가지고 있어서 주도적인 위치에 있었다.

 

아도니세덱은 기브온 성이 이스라엘과 화친을 맺음으로 여리고->아이->벧엘->기브온으로 이어지는 가나안 중심부가 이스라엘 군대의 수중에 들어간 일을 듣고 두려워 떨었다. 왜냐하면 가나안의 중부를 점령했다는 것은 곧 가나안의 남북이 차단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스라엘의 다음 대상이 기브온과 가장 가까운 거리(10km)에 있는 예루살렘이 될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는 헤브론 왕, 야르뭇 왕, 라기스 왕, 에글론 왕 등 네 왕과 연합하여 이스라엘과 동맹한 기브온을 치려고 했다. 이러한 아도니세덱의 행동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기브온은 장로 중심의 정치 체제를 갖춘 성읍이었다(9:11). 그러나 기브온은 주변의 여러 성읍들 곧 그비라, 브에롯, 기럇여아림과 같은 성읍들을 거느린 영향력 있는 성읍이었기 때문에 본문에서는 왕도와 같은 성읍이었다고 언급하고 있다(9:17).

 

헤브론은 예루살렘 남서쪽으로 약 40km지점에 위치한 해발 850m의 성읍으로서, 구약 성경 에서 50번 이상이나 언급될 정도로 중요한 곳이었다. 이곳은 애굽의 '소안' 보다도 7년 먼저 세워진 고대 가나안의 문화. 정치의 중심지였으며(13:22), 아브라함은 롯과 헤어진 후에 이 곳으로 이주했다(13:18). 아브라함은 아내 사라를 헤브론의 막벨라 굴에 장사했으며, 이삭과 리브가도 이곳에 장사되었다. 그리고 요셉은 헤브론에 자기 부친인 야곱을 장사하였다(50:13). 가나안 정복 후에는 갈렙이 이곳을 차지하여(14:13), 나중에는 도피성으로 사용되었다. 오늘날 이곳 이름은 '친구', ''이란 뜻의 '엘 칼릴'인데, 매우 질 좋은 우량 포도의 생산지로 유명하다. 야르뭇은 현재의 엘류데로폴리스에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도중 약 15km 지점에 있다. 가나안 정복 후에는 유다 지파에 할당되었으며(15:20-62), 바벨론 포로 후에는 유대인들이 이 성읍으로 돌아왔다(11:29). 오늘날의 명칭은 '얄무크'이다. 라기스는 예루살렘과 예루살렘 서남방 약 48km 지점에 있는 가사와의 중간 지점인 세렐라 지방의 저지대에 위치한 성읍이다. 이 곳은 가나안 정복 후 유다 지파에게 분배되었다(15:39). 고고학적 발굴 결과 이 곳은 오늘날의 '움 라기스' 지역으로 추정되고 있다(Robinson). 에글론은 라기스 동쪽으로 약 40분 거리의 위치에 있는 성읍이다. 이 성은 가사로부터 예루살렘 쪽으로 약 25km 지점에 있는 성읍이다. 오늘날의 명칭은 '아월란'(Ajlan)으로 추정되는데(Keil, Lias). 가나안 정복 후에는 유다 지파에게 분배되었었다(15:39).

 

아도니세덱은 이들 네 왕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올라오라'는 말은 다른 왕들의 성읍이 저지대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황과 잘 부합되는 말이다. 그리고 '도우라'는 말('아자르')'원조하다', '구원하다'는 뜻으로, 침략을 당하거나 침략을 할 때에 독자적으로 행동하기에 힘에 부쳐서 상대방의 원조를 요청하는 말이다. 예루살렘 왕 아도니세덱이 이스라엘보다 먼저 기브온을 공격하자고 제안하고 명령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같은 가나안 족속으로서 동맹 관계를 맺어 공동의 적 이스라엘을 함께 격퇴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스라엘과 화친 조약을 맺은 데 대한 강한 배신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2) 기브온을 멸절시킴으로써 직접적으로는 제2의 기브온과 같은 성읍이 나오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고, 간접적으로는 이스라엘에게 타격을 주기 위함이다. "사단은 자기 수하에 있던 자가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는 것을 보지 못한다. 따라서 사단은 예전처럼 그들을 예속하기 위해서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방해한다. 아모리의 다섯 왕은 이렇게 해서 서로 동맹하게 되었다. 아모리 족속은 가나안의 여러 족속들 중 가장 강력하고 넓은 판도를 형성하고 있었던 족속으로 성경에서 흔히 '가나안 족속'을 통칭하는 말로 사용된다(15:16). 그들은 동맹한 후에 기브온과 마주 진을 치고 싸웠다. 여기서 '대진하였다'는 말('하나')'기울이다', '야영하다', '포위하다', '방어하다'등의 뜻인데, 여기서는 '야영하다'(encamp)란 의미로 사용되었다(KJV, RSV). 기브온 족속들은 이스라엘과 동맹 조약을 맺었기 때문에 즉시 이스라엘에게 원군을 요청하였다.

 

. 여호수아가 기브온을 도와 남부 연합군을 공격함(7-15)

"여호수아가 모든 군사와 용사로 더불어 길갈에서 올라가니라(7). 때에 여호와께서 여호수아에게 이르시되 그들을 두려워 말라. 내가 그들을 네 손에 붙였으니 그들의 한 사람도 너를 당할 자 없으리라 하신지라(8). 여호수아가 길갈에서 밤새도록 올라가서 그들에게 갑자기 이르니(9), 여호와께서 그들을 이스라엘 앞에서 패하게 하시므로 여호수아가 그들을 기브온에서 크게 도륙하고 벧호론에 올라가는 비탈에서 추격하여 아세-가와 막게다까지 이르니라(10). 그들이 이스라엘 앞에서 도망하여 벧호론의 비탈에서 내려갈 때에 여호와께서 하늘에서 큰 덩이 우박을 아세가에 이르기까지 내리시매 그들이 죽었으니 이스라엘 자손의 칼에 죽은 자보다 우박에 죽은 자가 더욱 많았더라(11)."

 

이스라엘은 여호와의 이름으로 그들과 화친 조약을 맺었기 때문에 당연히 그들을 구원할 책임이 있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즉각 가나안 동맹국들을 치러 나선 것은 기브온 족속과의 화친 조약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들은 어차피 가나안의 모든 족속들을 쳐야 하는 임무가 있었기 때문에 이 기회를 이용해서 가나안 연합 세력을 격파하며 남부 지역을 장악하려고 했다. 기브온 족속들의 구원 요청 속에는 사태의 긴박성이 잘 나타나 있다. 왕도(王都)와 같은 큰 성이요, 매우 강한 기브온 족속(2)이 이와같이 급하게 원조를 청한 것은 다섯 동맹국의 세력을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막아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실제 여부스 족속인 예루살렘 왕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왕들은 아모리 족속으로서, 그들의 주요 거주지는 가나안 산악 지대 였다. 지금까지 벌인 성읍 단위의 소규모 전투와는 달리, 기브온 전투는 가나안 남부 연합세력과의 대규모 전쟁이었기 때문에, 여호수아는 이스라엘의 군사력을 총동원하여 길갈 진()으로부터 기브온을 향해 출동했다.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남부 다섯 동맹국과의 큰 전투를 눈앞에 두고 출전하는 여호수아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셨다. 가나안 본토 연합 세력과 싸우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여호와의 이 격려의 말씀은 여호수아에게 큰 용기를 주었을 것이다. 하나님은 여호수아의 손 가나안 남부 지역의 왕들을 넘겨주셨다. 여호수아는 즉각적으로 기브온의 도움 요청에 응답했다. 길갈에서 기브온까지는 걸어서 3일 정도 되는(40km) 거리였으며, 험난한 산악 지형이었다. 그러나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군대는 하룻밤만에 이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사실 이런 곳의 야간 산악행군은 매우 힘든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함께 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

 

아이 성 전투에서는 매복 작전을 구사한 반면(8:3-9), 기브온 전투에서는 여호수아가 기습 작전을 감행하여 성공하였다. 가나안 동맹국들은 요단 강 부군의 길갈(9:6)에 진 치고 있는 여호수아의 군대가 그토록 빨리 습격해 올 줄은 전혀 예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여호수아는 바로 이 점을 역이용하여 그들을 초기에 제압하였던 것이다. 한편 여기서 '갑자기'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페타'는 원래 '눈을 깜박이다'라는 뜻으로, 여호수아의 기습 작전이 매우 신속하고 빈틈없이 진행되었음을 강조해 준다. 여호수아는 이러한 기습 작전으로 쉽게 가나안 남부 다섯 동맹국을 정복할 수 있었다. 여호수아 군대가 강력한 다섯 동맹국을 쉽게 정복한 것은 하나님께서 가나안 군대를 패배시켜 주셨기 때문이었다. '벧호론'은 예루살렘 서북쪽 약 16km19.2km에 위치해 각각 '() 벧호론''() 벧호론'을 구별하여 부른다. . 하 벧호론 사이에는 약 3km 걸친 가파른 바위투성이의 비탈 길이 있다(Robinson). 지금도 이들 두 벧호론을 연결하는 로마 시대의 도로가 남아있는데, 이것은 이들 두 성읍이 동쪽 기브온과 서쪽 아얄론 골짜기, 그리고 해안 평지로 이어지는 주요 간선도로 상에 위치해 있었던 사실을 말해 준다.

 

아세가는 아얄론 골짜기 남부의 견고한 성읍으로서, 지금의 텔 에즈 자카리에를 가리킨다. 베들레헴 서쪽 27km 지점에 위치한 이곳은 다윗이 골리앗을 죽인 곳으로, 블레셋과 이스라엘 간의 접전 지역이었다(삼상 17:1). 이러한 역사적 사실들은 이곳이 매우 중요한 군사 요충지였음을 시사한다. 한편, 바벨론 포로 귀환 후에는 다시 이곳에 사람들이 거주하였다(11:30). 막게다는 '목자의 숙소'란 뜻을 지닌 '막게다'(Makkedah)는 가나안 남부 평지에 위치한 주요 성읍이다. 여호와께서는 가나안 군대를 치시기 위해서 하늘에서 큰 덩어리로 된 우박을 내리셨다. 본문에 사용된 '큰 덩이 우박'('아바님 게돌로트')는 단순히 '큰돌들'을 의미하는데, 본문에서는 이 말이 '돌 같이 단단하고 큰 우박'을 말하고 잇다. 성경에서 우박은 항상 하나님의 심판의 도구로 표현되었으며(9:24; 28:2, 38:22; 2:17; 11:19; 16:21),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대적과 친히 싸우실 때 사용하신 전쟁 도구였다(38:22, 23; 32:19). 기브온 전투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우박에 맞지 않고, 다섯 동맹국 군대만이 우박을 맞아 죽은 것은 이 우박이 하나님에 의해 내려진 초자연적 현상임을 말해준다.

 

"여호와께서 아모리 사람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붙이시던 날에 여호수아가 여호와께 고하되 이스라엘 목전에서 가로되 태양아 너는 기브온 위에 머무르라. 달아 너도 아얄론 골짜기에 그리할지어다 하매(12), 태양이 머물고 달이 그치기를 백성이 그 대적에게 원수를 갚도록 하였느니라. 야살의 책에 기록되기를 태양이 중천에 머물러서 거의 종일토록 속히 내려가지 아니하였다 하지 아니하였느냐?(13) 여호와께서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신 이 같은 날은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없었나니 이는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싸우셨음이니라(14). 여호수아가 온 이스라엘로 더불어 길갈 진으로 돌아왔더라(15)."

 

여호수아가 아모리 사람을 공격하던 날에 여호수아는 태양과 달을 그 자리에 멈추라고 명령을 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섯 동맹국을 추격하던 때에 날이 저물면 그 공격을 계속할 수가 없었다. 그러므로 여호수아는 낮이 연장되기를 바라며 하나님께 해와 달을 멈추게 해 주시기를 기도했다. 그 결과 기도의 응답으로 태양과 달은 그 자리에 정지하는 전무후무한 이적이 일어나게 되었다. 이 사실을 두고 학자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렸다. 1) 일부 학자들은 여호수아가 자신의 군대에게 힘을 더해 달라고 호소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이 기도를 듣고 하루종일 싸워 이길 것을 반나절만에 승리할 수 있도록 이스라엘 군대에게 힘을 주셨다고 말한다. 2) 일부 학자들은 여호수아가 태양의 뜨거운 열기를 멈추게 해달하고 기도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하나님이 이 기도를 들으시고 뜨거운 태양의 열기를 잠시 구름으로 덮으셔서 여호수아 군대가 승리할 수 잇게 해 주셨다고 말한다. 3) 일부 학자들은 실제 해는 졌지만 빛의 굴절 현상으로 인해 마치 해가 머문 것처럼 낮이 길어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들은 성경의 이적을 이성으로 이해하려는 견해에 불과하다. 14절을 보면 분명히 이 날의 이적이 '전무후무한 사건'이었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전통적인 견해를 따라 이 사건이 실제로 해가 중천에 머물렀던 초자연적인 이적이었다고 보아야 한다(Leon Wood). 기브온은 동쪽이요, 아얄론 골짜기는 서쪽에 위치했는데, 대략 기브온에서 서쪽으로 북위 17도 가량되었다. 이러한 사실로부터 레온 우드(Leon Wood) 박사는 '때는 7월경이요, 태양과 달의 위치는 달이 3/4 공전 때로, 곧 반달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아얄론은 여리고와 지중해 사이에 있는 아얄론 평야를 굽어보고 있는 산 위에 있는 성읍으로 오늘날 얄로(Yalo)로 추정된다(Robinson). 기브온은 이 곳에서 서쪽으로 약 4시간 거리에 있다. 이 성읍은 주로 전쟁사의 무대로 등장하며, 훙 단 지파에게 할당되었으나(19:42), 다시 레위 지파의 성읍으로 지정되었다(21:24). 야살의 책(세펠 하야솰)'의로운 자의 책'이란 뜻으로, 이곳과 (삼하 1:18)에서 언급되고 있다. 이 책의 기원은 잘 알 수 없으나 정경 외에 이스라엘 역사에 관한 여러 가지 민족적 자료들을 연대를 따라 수록한 고대 문서라고 볼 수 있다(Keil). 이 책은 이스라엘의 역사 초기부터 있었던 기록물로서, 이스라엘 역사상 위대한 인물이나 기념할만한 큰 사건을 노래한 시를 모은 민족적 시라고 할 수 있다(Goldschmidt). 이 책은 (21:14)에 나오는 '여호와의 전쟁기'와 함께 구약에서 중요한 책으로 간주되고 있다.

 

여기서 '중천에'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바하치''둘로 쪼개다', '반으로 만들다'란 뜻의 '하아'에서 유래한 말로, 여기서는 태양이 하늘의 한 가운데 위치해 있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종일토록'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욤타밈''완전히 하루동안'을 의미하는데 공동 번역은 '하루를 꼬박'이라고 번역하였다. 중천에 떠 있는 태양은 평소와는 달리 그 진행 속도가 반이나 느려져 12시간 이상 하늘에 더 지체되어 속히 내려가지 않았다. 하나님께서 태양이 머물도록 간구한 여호수아의 기도를 듣고 응답해 주신 일은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하나님은 구원 역사에 필요한 일이라면 어떠한 기도라도 응답해 주신다. 태양이 중천에 머문 놀라운 기적은 단순히 적군의 섬멸이라는 목적 외에도 다음과 같은 사실을 보여준다. 1) 요단 강 도하의 기적과 더불어 태양이 멈춘 기적 사건은 여호수아의 권위를 한층 더 강화시켜 주었다. 2) 하나님은 애굽과 광야 뿐 아니라 가나안 땅에서도 이스라엘을 위해 친히 싸우신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3) 해와 달도 모두 하나님의 주관 하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그러므로 아것들을 섬기는 가나안 족속들의 어리석음을 드러내 준다. 4) 구속사적으로 이 기적은 사단의 모든 세력을 섬멸하기까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와 함께 하실 것을 예시한다. 카일(Keil)은 히스기야 왕 때에도 해 그림자가 일영표 상에서 10도 물러간 사건(왕하 20:9-11)을 지적하면서, 이 사건이 천체를 움직인 유일무이한 사건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본문에서 전무후무하다는 말은 위대한 기적을 가리키는 표현이라고 말하고 있다(왕하 18:5; 23:22, 25).

 

. 연합국의 다섯 왕을 죽임(16-27)

"그 다섯 왕이 도망하여 막게다의 굴에 숨었더니(16), 혹이 여호수아에게 고하여 가로되 막게다의 굴에 그 다섯 왕의 숨은 것을 발견하였나이다(17). 여호수아가 가로되 굴 어귀에 큰 돌을 굴려 막고 사람을 그 곁에 주어 그들을 지키게 하고(18), 너희는 지체 말고 너희 대적의 뒤를 따라가 그 후군을 쳐서 그들로 자기들의 성읍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라.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들을 너희 손에 붙이셨느니라 하고(19),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자손이 그들을 크게 도륙하여 거의 진멸시켰고 그 남은 몇 사람은 견고한 성으로 돌아간 고로(20), 모든 백성이 평안히 막게다 진으로 돌아와 여호수아에게 이르렀으나 혀를 놀려 이스라엘 자손을 대적하는 자가 없었더라(21)."

 

다섯 왕은 도망하여 막게다의 굴에 숨어 있었다. 가나안 산악 지대의 여러 곳에는 흔히 석회암으로 된 큰 동굴들이 많이 발견되는데, 이러한 굴은 몇백 명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크고 건조하기 때문에 종종 도피처로 사용되었다(Robinson, Von Schubert). 그러나 곧 그들이 굴에 숨은 것이 발각되어 여호수아에게 보고되었다. 여호수아는 그들이 굴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굴 입구를 돌로 막고 그 입구를 사람을 세워 지키게 하였다. 여호수아는 이미 독 안에 든 쥐의 신세가 된 다섯 왕의 처리에 연연치 않고 잔존 세력을 철저히 진멸 시키기 위해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군사들에게 가나안 군사의 뒤를 추격하여 그들이 성읍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여호수아가 이와 같이 명령한 것은 패주 하는 다섯 동맹국 군사들이 자신들의 성읍에 들어갈 경우, 다시 세력을 결집해서 반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Matthew Henry). 따라서 여호수아는 지체하지 않고 적군의 뒤를 추격하여 진멸함으로써 적의 반격을 사전에 완전히 봉쇄해 버리려고 했다.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군사들을 보내면서 여호와께서 가나안 군사들을 이스라엘의 손에 붙엿다고 선언하였다. 이스라엘 군사들은 여호수아의 지시대로 가나안 군대를 맹추격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로 가나안 남부 동맹군들은 완전 해체된 채 일부 군사들만이 겨우 성읍으로 피신하여 목숨을 건졌다. 그러나 이 정도의 세력은 이스라엘 군대에 재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므로 여호수아는 일단 막게다 진으로 귀환했다. 견고한 성은 '요새화 된 성'을 의미하며 1) 높은 망대가 세워져 있고 두꺼운 성벽으로 둘러 싸였을 뿐 아니라, 2) 전쟁을 치를 물자가 비치된 성읍을 말한다. 이에 모든 백성이 평안히 막게다 진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여기서 '평안히''안전하게'(RSV, NTV), '한 사람도 희생당하지 않고'(Living Bible)를 의미한다. 이 말은 이스라엘 백성이 단 한사람도 죽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러한 결과는 여호와께서 친히 싸워주셨기 때문에(11) 가능한 일로서 기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점에서 기브온 전투는 기적의 연속이었다. 이 일로 인해서 어느 누구도 혀를 놀려 이스라엘 자손을 대적하는 자가 없게 되었다. 이 말은 일종의 격언적인 표현으로 '완전한 침묵'을 의미한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명예롭게 하심으로 가나안 족속 중 어느 누구도 그들을 비난이나 조소할 수 없게 하셨다.

 

"때에 여호수아가 가로되 굴 어귀를 열고 그 굴에서 그 다섯 왕을 내게로 끌어내라 하매(22), 그들이 그대로 하여 그 다섯 왕 곧 예루살렘 왕과 헤브론 왕을 굴에서 그에게로 끌어 내니라(23). 그 왕들을 여호수아에게로 끌어내매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모든 사람을 부르고 자기와 함께 갔던 군장들에게 이르되 가까이 와서 이 왕들의 목을 밟으라. 가까이 와서 그들의 목을 밟으매(24), 여호수아가 군장들에게 이르되 두려워 말며 놀라지 말고,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라. 너희가 더불어 싸우는 모든 대적에게 여호와께서 다 이와 같이 하시리라 하고(25), 그 후에 여호수아가 그 왕들을 쳐죽여 다섯 나무에 매어 달고 석양까지 나무에 달린 대로 두었다가(26), 해 질 때에 여호수아가 명하매 그 시체를 나무에서 내리어 그들의 숨었던 굴에 들여 던지고 굴 어귀를 큰돌로 막았더니 오늘날까지 있더라(27)."

 

추격전을 일단 마무리 짓고 진()으로 귀환한 여호수아는 다음 날 아침 아모리 다섯 왕(5)의 공개 처형식을 엄숙하게 거행하였다. 먼저 여호수아는 그 다섯 왕이 숨어 있던 막게다 굴에서 그 왕들을 잡아 자기 앞으로 끌고 오라고 명령하였다. 여호수아는 군장들에게 이르되 그 왕들의 목을 밟으라고 명령했다. 적대국 패장(敗將)의 목을 밟는 일은 고대 근의 전쟁 풍속이었다. 일반적으로 패장의 목울 밟는 사람은 승전국의 최고 장수였으며 그들은 이러한 행동을 통해서 자신의 명예와 권위를 강화시켰다. 그러나 여호수아는 군장들에게 패장의 목을 밟게 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나안 족속에 대한 멸절 의지를 심어주려고 했다. 이러한 행동은 타락한 가나안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대행하는 것이었다. 또한 이 모습은 종말론적으로 그리스도께서 사단의 목을 밟으실 것을 상징한다. 하나님은 그리스도를 대적하는 모든 왕들을 그의 발등상이 되게 하실 것이다(110:1; 2:10; 2:8).

 

여호수아는 군장들에게 두려워 말며 놀라지 말고 담대 하라고 격려하였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앞으로 이스라엘이 싸울 다른 모든 가나안 족속들에게도 이와 같이 하실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나서 여호수아는 가나안 다섯 동맹군의 왕들을 쳐서 죽였다. 그리고 그들의 시체를 나무에 매달았다가 해질 때에 내려서 그들이 숨었던 굴에 던지고 그 입구를 돌로 막아버렸다. 이러한 행위는 "사람이 만일 죽을죄를 범하므로 네가 그를 죽여 나무 위에 달거든 그 시체를 나무 위에 밤새도록 두지 말고 당일에 장사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시는 땅을 더럽히지 말라"는 신명기 규례(21:22-23)를 따른 것이다. 이미 처형당해 죽은 범죄자의 시신을 또 다시 나무에 매다는 것은 1) 죽은 자를 수치스럽게 하기 위한 징벌인 동시에(25:4; 40:19), 2) 이스라엘을 대적하지 못하도록 경고하기 위한 조치였다.

 

 

. 가나안 남부 점령(28-43) (막게다, 립나, 라기스, 게셀, 에그론, 헤브론, 드빌, 가데스 바네아에서 가사까지, 고센 점령) (지도 보기: "가나안 남부 정령 사건")

 

"그 날에 여호수아가 막게다를 취하고 칼날로 그 성읍과 왕을 쳐서 그 성읍과 그 중에 있는 모든 사람을 진멸하여 한 사람도 남기지 아니하였으니 막게다 왕에게 행한 것이 여리고 왕에게 행한 일과 일반이었더라(28). 여호수아가 온 이스라엘로 더불어 막게다에서 립나로 나아가서 립나와 싸우매(29), 여호와께서 또 그 성읍과 그 중의 모든 사람을 쳐서 멸하여 한 사람도 남기지 아니하였으니 그 왕에게 행한 것과 일반이었더라(30). 여호수아가 또 온 이스라엘로 더불어 립나에서 라기스로 나아가서 대진하고 싸우더니(31), 여호와께서 라기스를 이스라엘의 손에 붙이신지라. 이튿날에 그 성읍을 취하고 칼날로 그것과 그 중의 모든 사람을 쳐서 멸하였으니 립나에 행한 것과 일반이었더라(32). 때에 게셀 왕 호람이 라기스를 도우려고 올라오므로 여호수아가 그와 그 백성을 쳐서 한 사람도 남기지 아니하였더라(33). 여호수아가 온 이스라엘로 더불어 라기스에서 에글론으로 나아가서 대진하고 싸워(34), 그 날에 그 성읍을 취하고 칼날로 그것을 쳐서 그 중에 있는 모든 사람을 당일에 진멸하였으니 라기스에 행한 것과 일반이었더라(35). 여호수아가 또 온 이스라엘로 더불어 에글론에서 헤브론으로 올라가서 싸워(36), 그 성읍을 취하고 그것과 왕과 그 속한 성읍들과 그 중의 모든 사람을 칼날로 쳐서 하나도 남기지 아니하였으니, 그 성읍과 그 중의 모든 사람을 진멸한 것이 에글론에 행한 것과 일반이었더라(37)."

 

여호수아는 가나안 남부의 모든 성을 쳐서 그 성과 성읍에 있는 왕과 모든 거민을 한 사람도 남기지 않고 모두 죽였다. 이러한 일은 립나(30), 라기스(32), 게셀(33), 에글론(35), 헤브론(37), 드빌(39) 등의 도시에서 모두 동일하게 행해졌다. 여호수아는 가나안 거민들을 철저하게 진멸하였다. 일부 학자들은 이와 같이 이스라엘 군대가 가나안의 왕들을 칼날로 쳐죽여 나무에 매달고, 거민 들을 남녀 노소 구별 없이 모두 죽인 일은 너무 잔인한 행위였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가나안 정복은 단순한 침략 전쟁이 아니라, 그들의 죄를 수백 년을 참아오셨던(15:16)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이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은 형을 집행하는 대리인으로서 사사로운 감정에 잡혀서 그들을 살려둘 수가 없었다.

 

립나는 가나안 남부의 세펠라 지방에 위치하고 있으며, 라기스 서북쪽에 위치해 있는 성읍이다. 립나는 처음에 유다 지파에게 분배되었다가(15:42) 후에 레위 지파에게 주어졌다(21:13). 립나는 여호람 왕 때에 유다에 반란을 일으켜 독립하였다(왕하 8:22; 대하 21:10). 그러나 후에 이 성읍은 앗수르 군장인 산헤립에게 공격을 받아 세력이 약화되었을 때에 다시 유다에게 점령되었다(왕하 19:8; 37:8). 오늘날 립나로 추정되는 곳은 '텔 에스 사피에'(Tell es Safieh)이다. 그 이유는 '흰 것' 또는 '백색'이란 뜻을 가진 '립나'(LIbnah)란 말에 어울리게 이 곳이 우뚝 솟아 있는 흰 석회암 절벽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게셀은 세펠라(Shephelah) 평지 북서쪽 변방, 곧 라기스 북쪽 32km 지점에 위치해 있는 고대 가나안의 주요 도시이다. 가나안 정복 후 게셀은 에브라임 지파에게 주어졌으나, 나중에 레위 지파에게 재분배되었다(21:21). 라기스 정복과 관련된 사건은 게셀왕 호람(Horam)에 관한 기사이다. 본래 게셀은 여호수아 군대의 진행로에서 벗어나 있었으나 군대를 이끌고 라기스를 도우러 왔다가 멸망당했다. 이 사건은 불의의 끈으로 맺어진 결과 악한 일에 동조하는 자는 결국 스스로 멸망을 자초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Matthew Henry). 헤브론이 정복됨으로써, 가나안 남부 다섯 동맹국 중 세 성읍(라기스, 에글론, 헤브론)이 모두 정복되게 되었다. 그런데 나머지 두 성읍, 곧 예루살렘과 야르뭇에 관한 정복 기사는 언급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마도 이 두 성읍의 위치가 중부 지역에 위치한 관계로 유보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야르뭇'은 곧 정복되어 유다 지파에게 분배되었다(15:35). 헤브론(Hebron)도 기브온과 마찬가지로 왕도(王都)였으므로(1), 휘하에 여러 작은 성읍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이 성읍들은 헤브론과 운명을 같이 하기 위해 연합해서 싸우다가 이스라엘에게 전멸 당하고 말았다.

 

"여호수아가 온 이스라엘로 더불러 돌아와서 드빌에 이르러 싸워(38), 그 성읍과 그 왕과 그 속한 성읍들을 취하고 칼날로 그 성읍을 쳐서 그 중의 모든 사람을 진멸하고 하나도 남기지 아니하였으니 드빌과 그 왕에게 행한 것이 헤브론에 행한 것과 일반이요 립나와 그 왕에게 행한 것과 일반이였더라(39). 이와 같이 여호수아가 온 땅 곧 산지와 남방과 평지와 경사지와 그 모든 왕을 쳐서 하나도 남기지 아니하고 무릇 호흡이 있는 자는 진멸하였으니,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명하신 것과 같았더라(40). 여호수아가 또 가데스 바네아에서 가사까지와 온 고센 땅을 기브온에 이르기까지 치매(41),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싸우신고로 여호수아가 이 모든 왕과 그 땅을 단번에 취하니라(42). 여호수아가 온 이스라엘로 더불어 길갈 진으로 돌아왔더라(43)."

 

드빌은 올브라이트(Albright)에 의하면 라기스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현재의 텔 베이트 미르심(Tell Beit Mirsim)이다. 이 곳은 헤브론으로 부터 남서쪽으로 약 20km지점에 있다. 이곳의 원래 이름은 '기럇 세벨'로서(15:15; 1:11), 그 뜻은 '문서(文書)의 성'이란 말이다. 이곳은 고대 문화의 중심지였을 것이며, '기럇 산나'라고 불리우기도 하였다(15:49). 여호수아 정복 당시에 이곳에는 아낙 자손들이 살고 있었으며(11:21) 이 지역의 중심 역할을 하던 성읍이었다. 여호수아는 이렇게 해서 여호와께서 명령하신 대로 산지, 남방, 평지, 경사지에 있는 모든 성읍과 그 왕과 백성을 모두 전멸시켜 버렸다. 산지는 유대 산맥과 할락 산맥으로 이어지는 산악 시대와 그 주변 지역을 가리키며, 남방은 네게브(Negeb)지역과 팔레스틴 남부를 형성하는 건조하고 광활한 사막 지대를 가리킨다. 평지는 네게브 지역보다 훨씬 비옥한고 아름다운 곳으로서, 욥바로부터 가사까지 해안을 따라 길게 형성된 세펠라(Shephelah)평원 지대를 가리킨다. 그리고 경사지는 유다의 산들로부터 사해 쪽으로 시내, 언덕을 형성하면서 길게 기울어진 산비탈 지대를 말한다. '산지와 남방과 평지와 경사지'는 이스라엘이 정복한 가나안 남부 지역을 모두 포괄하는 말이다.

 

여호수아는 가데스 바네아에서 가사까지, 그리고 기브온에 이르기까지 온 고센 땅을 쳐서 점령하였다. '가데스 바네아'는 시내 반도의 북쪽에 있는 오아시스 지역으로, 출애굽 후 정탐꾼 파송지로 유명하다(13:2, 26). '가사'(Gaza)는 예루살렘 남서쪽으로 약 80km, 그리고 지중해로부터는 약 5km 지점에 위치한 성읍이다(10:19). 이 곳은 팔레스틴에서 애굽에 이르는 대로상에 위치한 주요한 성읍이었다. 이곳은 가나안 정복 당시에 유다 지파에게 분배되었으나(11:22), 블레셋 족속으로 인해 점령하지 못하다가 솔로몬 때에 정복되었다(왕상 4:24). '고센'은 이스라엘 민족들이 거주했던 애굽의 고센(46:28; 47:6; 8:22; 9:26)이 아니라 여호수아에 의해 점령된 가나안 남부의 고센을 가리킨다. 오늘날 위치는 헤브론 서남쪽 19.2km지점의 텔 엘 다히리에(Tellel-Dhahiryeh)로 추정된다. '가데스 바네아에서 가사까지'는 가나안 남방으로부터 북서쪽 방면을, 그리고'거센 땅에서 기브온에 이르기까지'는 가나안 남방으로부터 북동쪽 방면을 언급한 것이다(Keil).

 

여호수아 기자는 여호와께서 이스라엘과 함께 싸웠기 때문에 여호수아가 이 모든 성읍을 단번에 점령했다고 말한다. 10장의 결론 부분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점을 강조하고 있다.

 

1)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친히 싸우셨다. 우리가 가나안 정복 전쟁을 보면서 가장 중요시 해야할 점이 이 사실이다. 이스라엘이 가나안을 쉽게 점령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 하셔서 싸워주셨기 때문이다.

 

2) '단번에' 점령했다. '단번에(파암 에하트)라는 말은 '단 한번 원정에'라는 뜻이다. 이 말은 가나안 남부 정복이 여러 번의 원정에 걸쳐 힘겹게 된 것이 아니라, 단 한번의 원정으로 성취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처럼 이스라엘이 단 한번의 원정으로 가나안 남부 정복이 가능했던 것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위해 적들과 친히 싸워 주셨기 때문이다.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군대는 긴 가나안 남부 원정을 끝내고 이스라엘의 본거지가 있는 길갈로 철수했다.

 

<참고: "여호수아에 나타난 긴 하루"에 대해서">

 

여호수아서에는 "해가 종일토록 지지 않았던 하루"에 대한 기록(기브온 전투)이 나타나고 있다. 많은 학자들은 이 사건이 전 우주에 미치는 일이 너무나 막대하기 때문에 이 시건의 역사성을 부인한다. 그러나 해리 림머(Harry Rimmer)는 몇 사람의 천문학자들이 천문학적 계산에서 하루가 빠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하였다. 하버드 연구소의 피커링(Pickering) 교수와 예일대학의 토튼(Totten) 박사는 이 누락된 하루를 여호수아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찾았다. 그러나 램(Ramm)은 이 보고를 입증할 아무런 기록도 찾을 수 없었다고 보고하였다. 일부 학자들은 이 기록은 지구의 자전의 중단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이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태양열로부터 막아주신 것을 말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다른 학자들은 이 시간은 태양 빛의 굴절 등과 같은 특별한 현상을 통해서 이스라엘 군대들이 볼 수 있는 시간을 연장시킨 것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10:13)의 말씀대로 이스라엘이 그 임무를 완성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초자연적인 역사를 통해서 하루를 연장하셨다고 생각할 수 있다.

 

* 적용 및 교훈 *

 

1. 하나님은 주권과 섭리에 불응하는 남부 가나안 거민은 힘을 모아 이스라엘과 조약을 맺은 기브온을 공격했다. 이렇게 악한 자들은 항상 믿음으로 살려는 사람들을 박해하기 마련이다.

 

2.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통해 위기 처한 기브온 거민을 구원하게 하셨다. 주님을 믿고 교회의 일원이 된 사람은 하나님께서 대적과 사단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해 주신다.

 

3. 하나님의 주권과 십리를 거부한 남부 가나안 거민들은 여리고 성과 같이 처벌을 받고 말았다. 하나님은 여호수아의 단 한 번의 원정만으로 자기 뜻을 거부하는 남부 연합군을 전멸시켜 버리셨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내려진 최후의 심판과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