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시민법-회중에 관한 규례들-(신명기23:1-25)
1. 총회 참여권에 대한 규례(1-8)
1)여호와의 총회
다음과 같은 사람들은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오는 것이 금지되었다. '여호와의 총회'가 무엇인지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견해들이 제시되고 있다.
(1) '여호와의 총회'는 이스라엘 공동체이이며, 본문에 금지된 자들은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섞여 살 수 없다고 함. 그러나 비록 생식기에 이상이 있는 자라 할지라도 이스라엘 백성임엔 틀림없으니(사56:3,4), 이는 전적으로 잘못된 주장이다.
(2) 본문에 규정된 자들은 이스라엘 백성과 결혼할 수 없다는 뜻으로 봄(Patrick). 그러나 이는 8절 내용에 비추어 볼 때 타당치 못하다.
(3) 본문에 규정된 자들은 이스라엘 백성으로 귀화(歸化)할 수 없다고 함. 그러나 이 역시 첫 번째 경우와 같은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
(4) 본문에 규정된 자들은 이스라엘 공동체나 회합에서 어떠한 직책(職責)도 맡을 수 없다고 함. (Mattew Henry, Dake). 그러나 이 역시 8절에 의거하면, 이방 족속도 3, 4대가 지나면 직책을 맡을 수 있다는 뜻이 되므로 부자연스럽다.
(5) 본문에 규정된 자들은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드리는 거국적인 공식 집회나 예배에 참여할 수 없다고 함(Calvin, Wycliffe). 즉 생식기에 이상이 있는 자나, 사생자, 암몬과 모압 족속 등은 개인적으로는 여호와 신앙에 귀의했다 할지라도 이스라엘만의 거국적인 공식 예배나 제사 의식에 참여하는 것은 일정 기간, 또는 영원토록 금지되었다는 뜻이다. 이러한 견해는 8절의 내용과도 아무런 하자가 없기 때문에 가장 무난한 것으로 보인다.
2) 자격 미달자의 성격으로는 신체적 조건(1절), 윤리적 조건(2절) 및 역사적 조건(3-8절) 등이 고려되었다(The Wycliffe Bible Commentary, p.186).
(1) 신체적으로 결함이 있는 자(신낭이 상한 자나 신을 베인 자)
성기(性器)는 남녀를 구별하는 중요한 상징(symbol)이니, 그것이 거세되었거나 있더라도 그 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 남자는 더 이상 남자라고 할 수 없다. 이러한 규례는 마치 몸에 흠과 결함(欠缺)이 있는 자가 제사장이 될 수 없었던 것과 같다. 선민 이스라엘은 하나님 앞에서 제사장 나라이기 때문에 이러한 자들은 여호와의 총회에 참여할 수 없었던 것이다.
(2) 윤리적으로 불결한 자(사생자: 맘제르)
사생자는 원래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가리킨다. 그런데 유대학자들은 이 말을 '근친 상간에 의해 태어난 자식'으로 보고 있으며(Mishna), 70인역(LXX)과 벌게이트(Vulgate)역은 '음행의 자식'으로 번역하였다. 칼빈은 이것을 '간음으로 인해 태어난 모든 자'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여기서 '사생자'란 비합법적인 결혼이나 불법적인 성(性) 관계를 통해서 태어나는 모든 자녀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들은 여호와의 총회에 10대까지라도 참여할 수 없었다. 이는 문자대로 '10대 후손까지'가 아니라, '영원히'라는 뜻이다(Keil, Dake, Lange). 왜냐하면 '10'은 '완전'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3) 부도덕하고 역사적으로 이스라엘에게 악하게 대한 자(암몬, 모압인)
이들은 아브라함의 조카 롯과 그의 두 딸간의 근친상간으로 인해 태어난 족속(창 19:36-38)이었다. 혹자는(knobel) 그들이 이스라엘 총회에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유는 그들이 근친상간을 통해 난 자손들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본문은 그들이 이스라엘에게 보여준 적대적인 행위 때문에 이스라엘 회중으로 받아들여 질 수 없다고 하였다. 하나님께서는 원래 이 두 족속이 이스라엘의 형제국이므로 이들과 화친할 것을 명하셨다(2:9,19). 그러나 이 두 족속은 이스라엘이 가나안을 향해 갈 때에 발람(Balaam)을 통해 이스라엘을 저주하려 했을 뿐 아니라(민22:1-24:25), 적극적으로 대적하고 방해했다. 그러므로 이들은 '여호와의 총회'에 참여하는 것이 영원토록 금지되었다. '발람'의 뜻은 '멸망시키는 자', 또는 '탐닉자'인데, 그는 그의 이름대로 물질의 탐욕에 못 이겨 이스라엘을 음행의 꾀로 멸망시키려고 하였다. 오늘날도 하나님의 교회를 축복하지 아니하고 저주하는 자들은 그 저주를 자신이 받게 된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이미 축복하신 교회가 저주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와 같이 행하는 자들의 평안과 형통을 구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이는 이스라엘을 축복하는 자에게는 복을 내리고, 저주하는 자에게는 저주를 내리리라는 여호와의 변치 않는 약속(창12:3)에 의거한 행위이다.
(4) 에돔인과 애굽인
에돔인은 이삭의 아들인 에서의 혈통을 이어 받은 후예들로서 이스라엘과는 형제 국이다(창 36:9). 하나님께서는 다른 족속(3-6절)과 달리 그들에게 관용을 베푸셨다. 이는 이 족속이 열방 중 이스라엘과는 가장 가까운 친형제 족속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결국 이것은 악을 악으로 갚지 말라는 명령이며, 동시에 최소한의 선을 베풀만한 이유가 있거든 최대한 호의를 베풀라는 명령이다. 이스라엘은 애굽 땅에서 애굽인들이 자신들에게 가했던 400년간의 혹독한 압제를 쉽게 잊을 수 없었을 것이다(출 1:8-22;2:23). 하지만 하나님께서 그들을 미워하지 말라고 명하신 까닭은 두 가지 이유에서이다.
* 이스라엘은 억지로 끌려서 애굽으로 간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내려간 것이다(출 1:1-7). 따라서 애굽인이 이스라엘에 대하여 지배권을 행사한 것은 어느 정도 정당한 일이었다.
* 당시 가나안 전역에 몰아 닥쳤던 대 기근에 비추어 볼 때에 애굽은 한때나마 이스라엘의 따뜻한 안식처였다(Calvin).
여기서도 우리는 증오보다는 사랑을, 분쟁보다는 화평을 더 원하시는 하나님의 기본 속성을 엿볼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에돔 족속과 애굽 사람들은 형제 국과 한때 그들의 도피처가 되었던 것을 이유로 하여 그들의 악행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은혜를 베풀어주셨다. 사람들이 교회에 대하여 행한 악을 반드시 갚으시는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교회에 대하여 베푼 가장 적은 의라고 잊지 않으시고 갚아 주신다. 따라서 그들은 삼대 후에 하나님의 회중에 들어올 수가 있었다. 단 이때 준수되어야 할 전제 조건은 먼저 할례를 받고 여호와 신앙으로 개종하는 것이었다(창 17:9-14). 따라서 그들의 3대 후손이라도 하나님의 총회에 들어오기 위해서 이러한 예식을 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 은혜는 당연히 철회되었다.
< 적 용 >
1. 이스라엘은 제사장 나라로서 선택받은 만큼, 그 회중의 자격들이 제사장의 조건으로 승화되고 있다. 신체적인 조건이 비정상적이고, 윤리적으로 부정하며, 하나님의 저주를 받은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회중에 들지 못하였다.
2. 비록 형제 국들이라 하여도 이스라엘에 대하여 호의를 베풀지 않거나, 그들을 대적하고, 저주하기를 좋아했던 사람들은 하나님의 회중으로 받아들여지지 아니하였다. 이러한 원리에 따라 하나님의 교회에 대하여 호의를 베풀지 않고, 대적하며, 저주하기를 좋아하는 무리들은 그들이 행한 대로 하나님의 큰 심판을 받게된다.
3. 하나님께서는 교회를 축복하는 자들을 축복하시며, 저주하는 자들을 저주하신다.
4. 하나님께서는 본질적으로 선하시며, 은혜 베풀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으로서, 조금이라고 은혜를 베푸실 근거가 있는 자들에게는 은혜로 갚아 주신다.
2. 군대 야영시의 성결 규례(9-14)
본문은 이스라엘이 전쟁 때에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기 위하여 조심해야 될 것에 대해서 기록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과 동행하기 위해서 진지를 깨끗하게 해야 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민족들에게 종교, 윤리적으로 악을 멀리 할 것을 요구하셨다(9 절). 이것은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합당치 않은 불의한 행실을 버리라는 것을 말한다. 어느 나라든지 전쟁에 승리를 거두려면 먼저 의(義)를 소유해야 된다. (잠 14:34)에 말하기를, "의는 나라로 영화롭게 하고 죄는 백성을 욕되게 하느니라"고 하였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에게 외부적인 불결을 막을 것을 요구하셨다. 이것은 몽설이나 변 같은 것을 잘 처리하여 의식적(儀式的)으로 순결을 지키라는 것을 말한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외부적인 정결도 원하신다. 그 이유는 외부적인 불결은 영적 불결을 상징하며, 외부적 불결을 처리하지 않는 것은 그들의 태만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태만을 극히 미워하신다(마 25:26).
원수를 치기 위해 진(陳)에 야영하고 있을 때는 평상시에 도저히 용납될 수 없던 행위들이 곧잘 저질러지기 쉽다. 즉 평상시에는 법과 질서가 잘 준수되던 사회에서도 전시(戰時)가 되면 폭력과 무질서가 난무하기 쉬운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다. 하나님께서는 이때에도 모든 악한 것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라고 하셨다. 특별히 여기서 '악한 것'은 10-13절에 나타난 바 의식적(儀式的)인 불결을 말한다. 성도가 성결의 의무를 태만히 하는 것은 어떠한 구실이나, 핑계로써도 결코 용서될 수 없다(Calvin). 이는 전쟁이라는 특수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몽설한 자는 진 밖으로 나간 후 자신을 정결케 해야 했다. 이는 남자들은 밤에 성적(性的)인 꿈을 꾼다거나 기타 다른 사유로 인해 무의식 가운데 발생하는 정액(精液)의 유출을 가리킨다. 오늘날 이러한 일은 의학적으로 인체에 아무런 해도 없는 남성의 생리상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임이 밝혀졌다. 그러나 성경에서 이를 부정한 것으로 여기고 있는 까닭은, 어디까지나 구약 시대의 정결 법적(淨潔法的)인 차원에서이다(레 15:16-18). 이는 한 사람의 의식적(儀式的) 부정이 진영 전체의 병사들에게 오염되는 것을 금하는 상징적 행위이다. 정액의 유출로 인하여 부정해진 자는 반드시 물로 온 몸을 씻어야 하며, 그러고도 저녁까지 부정하다는 모세 율법에 근거한 규례이다(레15:16). 그런데 이처럼 전쟁에 임하는 병사들이 몸을 성결케 하고, 성적 관계를 멀리하는 것은 당시 동서 고금을 막론하고 보편화된 현상이었다. 특히 이스라엘 군대는 거룩하신 여호와께서 함께 하시는 여호와의 군대였으므로 더욱 삼가 성결 규례를 지켜야 했다.
이스라엘 진은 거룩하신 여호와께서 거하시는 곳이므로, 항상 성결을 유지해야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스라엘 군대는 생리적인 문제를 진 밖에서 해결했다. 이처럼 야영생활에 있어서의 생리적인 배설 문제까지도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 것은 자신들의 의식적인 성결을 유지할 뿐 아니라, 진중에 임하여 계시는 하나님(14절; 민 9:15-23)께 대해 충분한 경의를 표하기 위한 것이었다. 아울러 본 규례는 여러 사람들이 합숙하는 진영(陳營)에서 공중위생을 유지키 위한 규례이기도 했다. 여기서 '기구'에 해당하는 '아젠'은 '무기'나 혹은 삽, 곡괭이 같은 '장비'(裝備)를 가리키는 말이다. 당시 상황이 전쟁을 앞두거나 전쟁 중인 상태라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이는 대변을 보러 나갈 때에 자신의 '무기'외에 작은 삽을 가지고 나가거나(KJV, RSV), 군인으로서 갖추고 있는 '장비'중에서 삽으로 쓸 수 있는 것을 가지고 나가서 대변을 보라는 의미일 것이다(NIV, Living Bible). 그들은 몸을 돌이켜 변을 보지 않고 흙으로 덮어야 했다. 이것은 부정한 배설물을 눈으로 봄으로 인해 의식적 혹은 정신적 부정(不淨)을 입지 않기 위함이다. 이러한 행동은 이스라엘이 대적과 싸울 때마다 하나님께서 항상 함께 하셔서 친히 대적을 치고 구원해 주시리라는 언약(20:1-4)에 근거한 행위이며,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레 11:45)는 하나님의 말씀과 같은 성격의 명령이다. 그런데 이처럼 진중(陳中) 성결을 명령하신 하나님의 말씀은 이스라엘이 전쟁을 하기에 앞서 먼저 싸워야 할 대상이 무엇인지를 시사해 준다. 즉 이스라엘은 눈앞에 보이는 적군과 싸우기에 앞서 먼저 그들 자신의 부정 및 죄와 싸워야 했던 것이다(막 7:20-23).
'불합한 것'은 '발가벗다' 또는 '발가벗기다'는 뜻의 '아라'에서 유래한 말로 곧 '수치스러운 것'을 가리킨다. 율법이 이처럼 정액, 대변, 월경 등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생리적 현상까지 부정(不淨)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이유는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의식상(儀式上) 부정한 것으로 간주된 모든 것들로부터 분리된 삶을 살게 함으로써, 그들이 거룩하신 하나님에 의해 성별(聖別)된 공동체임을 깨닫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리하여 그들로 하여금 일상 생활 속에서 늘 하나님의 거룩성을 인식케 하여, 그들 역시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거룩하고 정결된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 적 용 >
1. 이스라엘은 전쟁시에도 그 성결함을 유지해야 했는데, 그 이유는 이스라엘 중에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기 위함이었다.
2. 성도들의 싸움은 혈과 육보다는 사탄과 죄와의 싸움이므로, 우리는 항상 하나님과 동행하기 위하여 거룩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3. 이스라엘로 도망 온 노예에 대한 규례(15-16)
여기서 의미하는 종은 모든 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의 혹독한 학대를 못 이기거나 기타 정당한 사유로 인하여 이스라엘 사회로 도망쳐 온 이방 족속 노예를 가리킨다(Onkelos). 고대 사회에서는 일단 도망쳤다가 주인에게 붙잡혀 온 노예는 대부분 사형에 처하거나 두 발이 잘리는 등 중벌에 처해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the Hammurabi Code). 따라서 주인의 부당한 압제를 견디다 못해 도망쳐 온 노예를 다시 그 주인에게 인계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그를 죽음 속으로 몰아넣는 비인도적인 행위가 된다. 따라서 모세 율법은 하나님의 긍휼에 근거하여 이를 금지시키고 있다. 도망쳐 온 이방 족속 노예에 대하여 이스라엘은 도피성(수20:1-6)과 같은 역할을 담당하여 그들에게 신변 안전과 안식을 보장해 주어야 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정당한 사유로 인해 도망쳐 나온 종들에게 해당되는 규례일 뿐(15절), 도둑질이나 간음, 살인 따위를 저지르고 도망쳐 나온 이방 노예들에게까지 해당되는 규례는 아니다. 만일 이스라엘이 그러한 도망자들까지 보호해 준다면 그것은 사랑의 행위가 아니라 도리어 법과 공의를 파괴하는 행위가 되기 때문이다(Calvin). 이 점은 마치 이스라엘의 도피성 제도가 무죄한 오살자(誤殺者)들에게만 혜택을 부여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민 35:16-25).
< 적 용 >
1. 교회는 약자를 압제자의 부당한 횡포로부터 보호할 책임이 있다. 만일 약자가 부당한 횡포를 피하여 교회의 도움을 청할 때에는 도피성과 같은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이는 자기에게 피하는 자들의 피난처가 되어주시는 하나님을 섬기는 우리들로서는 마땅한 도리이다.
2. 우리 주님과 교회는 어느 누구든지 찾아오는 자들에게 넓은 문을 열고 환영할 수 있다.
4. 창기와 남창금지(17-18)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사회에 창기나 미동(남자 창기)을 용납지 말라고 하셨다. 창기나 미동의 제도는 가나안 민족들의 우상 숭배와 관련되어 있었다. 그들의 신당 부근에는 창기의 거처가 부설되어 있었으며, 음행은 우상 숭배의 한 순서에 속했다. 그런 악한 제도는 신정 국가(神政國家)에 용납될 수 없다. 이렇게 이스라엘의 참 종교는 어디까지나 윤리적 성격을 근본적 요소로 가진다. 창기(케데솨)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직업적으로 몸을 파는 여자인 '조나'와는 달리(22:21), 주로 우상의 신전(神殿)에 소속되어 우상 숭배의 한 행위로써 종교적인 매춘 행위를 하는 창녀를 가리킨다(창 38:21). 그리고 미동(카데쉬)도 성소에서 몸을 파는 남자, 즉 '남창'(男娼)을 가리킨다. 다른 곳에서는 '남색(男色)하는 자'로 번역되어 있는데(왕상 14:24; 15:12; 22:46), 성경 기록으로 보아 고대 근동 지방에서는 성(性)의 여신 '아스다롯'(Astarte)을 섬기는 예배 의식에서 창기와 미동을 통한 매음 행위가 널리 성행하고 있었다고 한다(Keil, Pulpit Commentary).
하나님께 바치는 제물은 깨끗한 것이어야만 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창녀의 일을 해서 번 돈을 하나님께 드리는 일을 금하셨다. (잠 21:27)에는 "악인의 제물은 본래 가증하거든 하물며 악한 뜻으로 드리는 것이랴"라고 하였다. 우리가 하나님께 무슨 물질을 바치기 전에 먼저 우리 자신을 깨끗하게 하여 바쳐야 된다. 하나님께서 창녀의 삯뿐 아니라 개를 판돈까지 거절하는 것은 제단의 성결성이 부정한 예물로 더럽혀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개는 다른 짐승과 비교할 때 경멸하는 뜻에서 배척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돼지를 죽이는 것도 개를 죽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잘못이었지만, 돼지를 판돈은 예물로 바칠 수 있었다. 그러므로 개는 단지 부정한 짐승으로서만이 아니라, 추하고 경멸스런 짐승으로 배척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한마디로 하나님께서 당신의 성전과 제단에 돌려야 할 올바른 경의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칼빈).
'개 같은 자의 소득'이란 말에 대해서는 두 가지 다른 해석이 있다. 문자적 의미대로 '개를 판돈과 같이 부정하고 추잡한 거래에서 생긴 소득'(계22:15)으로 보는 견해가 있고(Calvin, Matthew Henry), '개'를 남창으로 이해하여 '남창의 소득'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Dake, Lange). 그런데 17절에 의거해 볼 때, 일단은 후자의 견해가 더 타당한 듯하다. 그러나 이는 포괄적으로 '음란하고 사악한 짓을 통해 얻어지는 모든 수입'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하나님께 바치는 헌금은 결코 부도덕한 행위나 부정한 방법으로 벌어들인 돈이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그 같은 헌금을 인정한다는 것은 곧 하나님께서 각종 부정이나 죄악을 허용한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아무리 선한 목적이라 할지라도 그릇되고 부정한 수단이 합리화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증한 것('토에바')은 '심히 꺼리다', '구역질나다', '강력히 거부하다'란 의미를 지닌 '타아브'에서 파생된 말로, 곧 '지독히 싫어하는 것', '혐오하는 것'을 가리킨다. 따라서 성경에서 이 말은 하나님의'거룩성'(코데쉬)과 정면 배치되는 것을 가리킬 때 종종 사용되고 있는데(7:26; 13:14), 주로 우상 숭배나 성적(性的) 문란 행위 등에 적용되었다.
< 적 용 >
1. 하나님께 예배 드리는 자들이 음란한 행위를 통하여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은 이스라엘에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
2. 하나님께 드리는 정성이나 헌물들은 의로운 것이어야 한다. 목적과 의도가 선해도 방법이 그릇된 것을 하나님께서는 원하시지 않으신다.
3. 하나님께서는 결과만을 중요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도 중히 여기신다.
5. 고리 대금업에 대한 규례(19-20)
이스라엘 백성들은 동족에게 돈을 꾸어줄 때에 이식을 받는 것이 금지되었다. 이 규례는 약자보호 및 이웃사랑의 정신에서 지시하고 있는 것으로서, 돈을 빌려 가는 자들은 물론 극빈자들이니 만큼, 이스라엘은 약한 동족을 돕고 사랑하는 의미에서 이식을 면제하여 주도록 한 것이다. 이와 같이 이스라엘이 동족끼리 서로 도울 때에 그들은 서로 친목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강력히 단결된 나라가 될 것이다. 그리고 가난한 자들이 도움을 받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부흥하게 될 것이다. 그들이 그렇게 올바로 행할 때에 하나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해 주신다. 그러므로 그들은 범사에 축복을 받게 될 것이다(20).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타국인에게는 돈을 꾸일 때에 이식을 취하는 일을 허용하셨다. 이 제도는 결코 민족 차별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민족들을 꼭 같이 사랑하신다. 그 때에 타국인은 아주 이스라엘 땅에 와서 동화되어 사는 자, 곧, 나그네가 아니었다. 그들은 본국에 국적을 가지고 경제적 기반을 가진 자들이므로 이스라엘이 그들에게 특혜를 베풀지 않아도 되었다.
이 규례는(출 23:25, 레 25:35-38)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규례로서, 이스라엘이 가나안에서 정착생활을 하게 될 때를 대비하여 주어진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에 정착생활을 하게 되면 주변의 다른 민족들과 무역을 할 수밖에 없으며, 그 경우 상거래(商去來)상에 있어서 금전 대여에 따른 이자 소득은 당연한 것이다. 왜냐하면 '타국인'(노크리)들은 율법밖에 있는 자들로서 율법의 혜택을 받을 수 없었고, 또한 그들은 생계를 위한 가난한 자들의 차용과 달리, 더 많은 이윤을 남기려고 상업상 이유로 돈을 꾼 자들이기 때문이다.
< 적 용 >
* 하나님께서는 가난한 형제를 보호해 주시며, 그들에게 부당한 방법으로 해를 끼치지 말기를 원하신다. 하나님께서는 이와 같이 적극적으로 이웃을 사랑하시기를 원하신다.
6. 서원 이행에 대한 규례(21-23)
'서원한다'는 말(나다르)의 원 뜻은 '약속하다'라는 말이다. 그러나 성경에서 이 말은 인간이 하나님께 대하여 무엇을 드리거나 어떠한 일을 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을 말한다. 인간이 하나님께 대하여 무엇을 서원 하는 것은 자발적 행위이지, 결코 억지로 강요에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서원한 후에 그것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자신을 기만하고 하나님을 조롱하는 행위가 될 것이다. 따라서 지키지 못할 서원은 애초부터 하지 않고, 일단 서원 했으면 자신에게 해로울지라도 충실히 지키는 것이 당연하다. 하나님께서는 서원을 의무로 규정하지 않으셨는데, 이는 성도들이 쓸데없이 요구하지도 않은 것을 약속해놓고 죄 책을 느낄 필요가 없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서원에 있어서는 누구든지 삼가 조심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왜냐하면 함부로 서원 하게 되면 나중에 후회하게 되고. 그것을 억지로 이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편 기자는 (시 66:13,14)에서 "내가 번제를 가지고 주의 집에 들어가서 나의 서원을 갚으리니, 이는 내 입술이 발한 것이요 내 환난 때에 내 입이 말한 것이니이다" 라고 고백하였다. 이는 시편기자가 환난 중에서 하나님을 신뢰했으며, 그때에 서원한 것을 이행했다는 말이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규례를 통해 성스러운 예물에 있어서 무분별한 열정을 금하시길 원하셨다(칼빈).
< 적 용 >
1.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들은 자기의 입으로 한 말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하며, 하나님 앞에서 함부로 서원 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2. 자기가 한 말에 대하여 그것이 손해가 될 지라도 지켜야 한다.
7. 긍휼의 원리(24-25)
이 규례는 가난하고 약한 자들에 대하여 관심과 사랑을 베푸는 것을 잊지 않도록 촉구하고 있는 규례 중 하나이다. 본문은 굶주린 이웃이나 길 가던 빈한한 나그네가 비록 남의 포도원이나 곡식 밭에 들어가서 주린 배를 채운다 할지라도, '관용과 긍휼의 정신으로' 그것을 용납하라는 규정이다. 이 규정은 후일 시장한 예수의 제자들이 이삭을 잘라먹은 사실에서도 나타난다(마 12:1; 눅 6:1).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아랍권에서는 이러한 규정이 인정되고 있다(Robinson, Thomson). 만일 다른 사람의 과일이나 곡식을 따 그릇에 담거나 혹은 여타 기구를 사용하여 거두는 자가 있다면, 그것은 이미 주린 배를 채우는 단계를 넘어서 남의 소유를 제멋대로 반출(搬出)해 내는 행위가 된다. 따라서 그러한 행위는 금지되었다. 이런 점에서 하나님의 율법은 사랑과 공의가 좌로든 우로든 전혀 치우침이 없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 적 용 >
* 하나님께서는 가난하고 약한 자들에게 은혜를 베풀기를 원하신다. 그러나 그들이 은혜 입는 것을 핑계 삼아 남의 소유를 필요 이상으로 취하는 일은 금하신다. 하나님의 규례는 사랑과 공의가 완전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각종 시민법-회중에 관한 규례들-(신23장1-25)
1. 총회 참여권에 대한 규례(1-8)
1) '여호와의 총회'는 이스라엘 공동체이다.
2) 자격 미달자의 성격으로는 신체적 조건(1절), 윤리적 조건(2절) 및 역사적 조건(3-8절)
(1)신체적으로 결함이 있는 자(신낭이 상한 자나 신을 베인 자)
2) 윤리적으로 불결한 자(사생자: 맘제르)
3) 부도덕하고 역사적으로 이스라엘에게 악하게 대한 자(암몬, 모압인)
4) 에돔인과 애굽인
하나님께서는 교회를 축복하는 자들을 축복하시며, 저주하는 자들을 저주하신다.
하나님께서는 조금이라고 은혜를 베푸실 근거가 있는 자들에게는 은혜로 갚아 주신다.
2. 군대 야영시의 성결 규례(9-14)
이스라엘은 하나님과 동행하기 위해서 진지를 깨끗하게 해야 했다.
이스라엘 진은 거룩하신 여호와께서 거하시는 곳이므로, 항상 성결을 유지해야 했다.
3. 이스라엘로 도망 온 노예에 대한 규례(15-16)
4. 창기와 남창금지(17-18)
'개 같은 자의 소득'
5. 고리 대금업에 대한 규례(19-20)
6. 서원 이행에 대한 규례(21-23)
7. 긍휼의 원리(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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