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 준수에 대한 권면(4:1-40)
율법 준수에 대한 권면(4:1-40)
신명기 4장은 모세의 첫 번째 설교 중 결론 부분이다. 모세는 이 곳에서 과거의 일들을 돌아보면서 율법 준수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다. 모세는 4장의 첫 부분에서 이제('웨 앗타')라는 말을 함으로서 역사적인 사건들을 회고하기를 마치고, 이스라엘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법을 지키라는 권고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주신 율법을 준행할 때에만 그들의 안전과 미래가 보장 될 수 있었다. 따라서 율법 준수에 관한 조항은 모세의 설교 중에서 핵심을 이루고 있다.
4-1. 율법 준수를 촉구함(1-8)
모세는 역사적인 회고와 묵상을 마치고, 이제부터 자신이 가르치는 '규례와 법도'를 이스라엘 자손들이 준행하도록 권한다.
* '규례'(規例)('후카')
성문율과 같이 도덕이나 관습이 법적으로 확정되고 규정된 것을 말한다. 이 단어는 구약성경에만 나오는데 '끼어들다, 새겨넣다, 제정하다' 등의 의미를 가진 어근(語根)에서 유래되었으며, 단독으로 등장하기보다는 "계명과 율례와 법도"(창26:5), "규례와 법도"(신5:1), "계명과 법도와 율례"(대상29:19) 등과 같이 짝을 이루어 나타난다. '규례는 도덕법, 의식법(儀式法), 시민법, 사회법과 같이 세부적으로 규정된 법규를 가리킨다.
* '법도'(法度)('미쉬파트')
사람들이 의무적으로 행하도록 되어있는 모든 것들을 말하는데, 사람과 사람 사이의 모든 의무와, 사람과 하나님 사이에 지켜야 할 모든 의무들을 포함한다(Keil).
그러므로 '규례와 법도'라는 말은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신 모든 규례와 성문법, 그리고 그들이 마땅히 사람과 하나님 앞에서 지키도록 되어있는 모든 의무들을 말한다. 성경에서 이 두 단어는 자주 혼용되거나, 둘 다 율법을 나타내는 의미로 사용되기 때문에, 두 단어의 의미를 엄밀히 구분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두 단어는 '하나님의 모든 율법과 교훈'을 강조하는 중언법적 표현으로 이해해야 한다. "규례와 법도를 듣고 준행하라"는 것은 율법을 듣고 배우는 일에 그치지 않고 온전히 실천되어야 함을 말한다.
가. 생명을 얻는 길(1)
이스라엘 자손은 이 율법을 지킴으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1). 모세는 이 말을 결코 추상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실제로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한 결과로, 지난 40년간 광야에서 그들의 죄를 지고 죽어간 이스라엘 구세대의 뼈저린 비극적인 광경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자신도 하나님의 명령을 어김으로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그는 경험을 통해서 말씀에 대한 순종만이 이스라엘이 생명을 얻은 길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으며, 모세는 이 사실을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깊이 상기시켜 주려고 하였다. 이러한 원리는 이 시대를 사는 성도들에게 적용된다. 하나님의 말씀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그 말씀을 믿고 순종하는 자에게 구원과 영생의 축복을 받게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요 5:24).
나. 말씀에 가감하지 말고 순종할 것(2)
모세는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에 가감하는 일을 금했다. 이스라엘 백성은 단지 말씀에 기록된 대로 순종만 하면 된다(2). 이는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온전하기 때문이다. 성경은 신구약 시대를 막론하고 인간이 인위적으로 내용을 덧붙이거나 삭제하는 것을 엄히 금하고 있다(12:32; 잠 30:6; 전 3:14; 마 5:18; 계 22:18, 19). 여기서 '지키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솨마르는 '가시로서 울타리를 치다'란 기본 뜻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 말은 여호와의 명령, 곧 하나님의 법도와 말씀 밖으로 나가지 말고 그 말씀 안에 온전히 거하라는 뜻이다. 하나님의 말씀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서 그 말씀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적용하려는 유혹은 사단이 하와를 유혹할 때부터 지금까지 사용해오는 전형적인 방법 중의 하나이다.
다. 바알브올 사건에 대한 교훈(3-4)
모세는 한 실례를 들어서 이 일을 강조하였다. 이 사건은 최근 이스라엘 백성들이 싯딤에서, 모압 여인들과 행음(行淫)하며 바알을 섬기다가 하나님의 징계를 받은 일을 말한다(민 25:1-9). '바알브올'은 '브올 지방의 바알'이란 뜻인데, 이는 당시에 모압 족속이 섬기던 다산(多産)의 신을 말한다. '좇다'('아하르')는 말은 '적극적으로 뒤따르다'(follow), '의지적으로 추구하다'(pursue)란 뜻으로, 우상숭배 제의(祭儀)에 능동적으로 깊이 개입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 때에 여호와께 붙어 떠나지 않았던 사람들은 생존할 수 있었다. 여기서 '붙다'('다바크')는 말은 '굳게 결합하다', '바싹 뒤따르다'는 뜻으로, 하나님과 가장 긴밀한 교제를 나누는 상태를 말한다(시 71:5; 사 51:5; 암 3:3). 많은 군중들이 바알브올 사건에 참여할 때에도 그 사건에 참여하지 않고 신앙의 정절을 지킨 자들은 모두 생존하여 훗날 가나안 땅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자손들은 이 사건을 교훈으로 삼아 하나님께 대한 신앙을 굳게 지켜야 한다(3-4).
라. 순종하는 자에게 지혜와 지식이 되는 율법(5-6)
이스라엘 자손들이 율법을 지켜 행하면, 그것이 그들에게 지혜와 지식이 될 것이다. 주변에 있는 다른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규례를 듣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혜가 있는 백성이라고 말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말씀은 창조주의 지혜로 주신 말씀이기 때문이다. 성경은 여호와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 참 지혜요 지식이라고 말한다. 성도의 지혜는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이다.
마. 살아계셔서 친히 응답해 주시는 하나님(7)
이스라엘이 섬기는 하나님은 다른 민족에서 찾아볼 수 없는 신이시다. 여호와께서는 이스라엘의 역사에 친히 관여하셨으며, 그들의 기도에 응답해 주셨다. 그리고 날마다 그들과 친히 함께 동행하셨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이 이러한 하나님을 섬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7). 인간의 손에 의해 공교하게 다듬어진 이방의 온갖 신들은 그 백성이 위경에 처해도 돕지 못하나, 여호와는 살아서 역사 하시는 참 하나님이시다.
바. 가장 공의로운 율법(8)
율법은 참으로 공의롭기 때문에 준수되어야 한다.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주신 이 규례와 법도는 세상의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공의롭고 공평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은 이 율법을 지킴으로 공의를 시행할 수 있었다. 율법의 공의성(公義性)은 이방 법규와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이다(8).
4-2 스스로 삼가며 마음을 지키고, 자녀들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라(9-14).
모세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율법을 받던 때의 상황을 다시 한번 새 세대들에게 들려줌으로서, 그 당시에 그 자리에 없었던 사람들이나 어려서 그 언약의 의미를 잘 깨닫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율법의 신적 권위를 설명해 주고 있다.
가. 율법을 잊지 않도록 스스로 삼가며 마음을 힘써 지키라(9)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 율법을 잊지 않도록 힘쓰라고 지시하였다. 이 말은 직역하면 '네 생명(영혼)을 힘써 지키라'는 의미이다. 마음은 하나님께 대한 우리의 신앙을 갖고 유지하게 하는 곳이며, 의지적, 도덕적 삶의 중심으로 인격의 중심을 말한다(롬 10:10). 인간은 항상 악에 이끌려 미혹 당하기 쉽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끊임없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자신을 쳐서 복종시켜야 한다(고전 9:27). 성경이 "무릇 지킬 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잠 4:23)고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모세는 새 세대들을 시내 산에 서있던 세대들과 같이 취급하여 '너'(you)라고 불렀다. 그 이유는 하나님의 언약 안에서 구세대와 신세대가 한 공동체로 연결되어 있으며, 40년전에 주어진 율법은 지금도 유효하기 때문이다.
나. 자녀와 후손들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라(9)
모세는 먼저 부모들이 율법을 기억한 후에, 자녀들과 후손들에게도 부지런히 가르칠 것을 명령하였다. 이 율법은 자손 대대로 이어지면서 준수되어야 한다. 모세는 호렙 산에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자손들을 부르셨던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다. 하나님 경외함을 알게 함(10)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호렙 산에 강림하셔서 영광의 모습으로 나타내신 이유는,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자신의 말씀을 들려주셔서 세상에 사는 날 동안 하나님을 경외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라. 자녀에게 가르쳐야 할 책임(10)
또한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나타나셔서 친히 자신의 음성으로 이스라엘 자손들을 가르쳐 주신 이유는, 그것을 자녀들에게도 전달하고 가르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말은 '쉐마 본문'(6:4-9)을 상기시켜 주는 말인데, 실상 자녀를 말씀으로 양육해야 한다는 것은 성경에서 거듭되고 있는 하나님의 명령이다(11:19; 잠 22:6; 엡 6:4). 이러한 일은 자녀들이 땅에서 축복 받고 잘되게 하는 길이며, 또한 그 자녀를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는 유일한 길이다. 그러므로 마땅히 모든 믿음의 부모들이 힘써야 할 일이었다.
모세는 그때의 광경을 지금 눈에 보는 듯이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 때에 이스라엘 자손들이 가까이 나아와서 산 아래에 섰고, 그 산에는 불이 붙어서 화염이 충천하였다(19:18). 아울러 하나님의 위엄과 영광을 상징하는(5;24) 화염은 하나님의 자녀들에게는 구원의 표증이 되지만(출 13:21,22), 대적자들에게는 심판의 표증이 된다(계 20:9). 그리고 산은 유암과 구름과 흑암으로 덮였는데, 유암'('호쉐크')은 '어두움'을 가리킨다. 이는 짙은 구름이 하늘을 가득 덮어 생긴 어두움을 뜻한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가까이 할 수 없는 빛 가운데 거하시는 분(시 104:2; 딤전 6:16)이시기 때문에, 자신을 인간들에게 현시(顯示)하시기 위해서는 그 눈부신 영광의 광채를 반드시 구름과 어두움으로 가리어야만 하셨다(출 19:16-19). 이때에 여호와께서 화염 중에서 그들에게 말씀 하셨는데, 그들은 하나님의 모습은 보지 못하고 말소리만 들었다(12). 하나님께서 모습을 가리우신 이유 중의 하나는 이스라엘 자손들이 하나님의 모습을 보면 그 형상을 만들어 우상 숭배할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율법을 지키라고 명 하시고, 그것을 기억할 수 있도록 두 돌 판에 써주셨다. 히브리인들은 10은 '완전성'(完全性)을 나타내고, 2는 '증인의 숫자로 이해했다. 따라서 '십계명'을 '두 돌판'에 기록했다는 것은, 곧 하나님의 계명의 완전성과 아울러 그것이 뭇 사람들에게 널리 증거 되어야 할 것임을 의미한다. 이 율법은 하나님께서 친히 쓰셨는데, 그 내용이 두 돌비에 각각 어떻게 쓰여졌는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견해가 있다.
(1) 5-5 구분법 ; 부모 공경을 종교적인 의무로 포함시켜서 1-5계명까지를 하나로 하고, 그 이하를 사회적인 의무와 구분시키는 구분법인데, 이 구분법은 요세푸스(Josephus)이후 초기 4세기까지 주로 교부들의 구분법이었다.
(2) 3-7 구분법 ; 3과 7을 각각 삼위일체와 안식을 상징하는 완전 성수(聖數)로 보고, 십계명을 구분한 구분법이다. 어거스틴, 로마교, 루터교 등의 견해이다.
(3) 10-10 구분법 ; 당시 고대 근동의 종주권(宗主權) 계약 체결 양식이 같은 계약서를 중복하여 만들었으므로 똑같은 십계명을 두개 만들었다는 것이다(M.G. Kline).
(4) 4-6 구분법 ; 계명을 대신법(對神法)(1-4계명)과 대인법(對人法)(5-10계명)으로 요약한 예수님의 증거 (마 22:37-40)를 근거로 구분한 구분법이다. 오리겐과 칼빈 그리고 오늘날 대부분의 개신교가 주로 지지하는 구분법이다.
4-3. 우상 숭배에 대한 경고(15-40)
가. 우상 제작과 숭배에 대한 경고(15-24)
* 우상 제작과 숭배를 금지함(15-18)
모세는 율법 강론을 하기에 앞서서 모든 율법의 기초가 되는 제 1, 2계명, 즉 유일신 하나님 경배에 대해 언급하였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의 형상을 보지 못하였으므로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서 어떠한 형상이든지 만들지 말 것을 지시하였다(15). 인간은 무엇이든지 자신들의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기를 바라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영적 존재인 하나님조차 형상으로 대치시켜 만들어 섬길 우려가 충분히 있었다. 또한 모세는 자기를 위해 아무 형상이든지(사람, 짐승, 새, 곤충, 어류등의 형상) 만들어 놓고, 그것을 섬기는 일을 금지시키고 있다(16). 여기에서 우상(페셀)은 '파살'(새기다, 자르다)에서 온 단어로, 우상은 인간이 인공적으로 조각하거나 새겨서 만든 가공물을 말한다. 이스라엘은 애굽에서 애굽인들의 각종 동물 숭배 사상에 영향을 받았다. 광야 여행시 금송아지 사건(출 32:2-8)도 결국 이런 영향을 받아 일어났는데, 동물 숭배의 무가치성과 헛됨은 이미 하나님의 10대재앙(출 7:8-12:30)에서 분명히 드러났다. 하나님의 거룩성과 절대 유일성은 그 속성상 스스로 자신과 비견(比肩)된 그 어떠한 피조물의 형상도 단호히 배격하신다. 특히 이스라엘이 곧 들어가게 될 가나안 땅에는 온갖 우상들과 거짓 신들이 만연하고 있었기 때문에, 모세는 더욱 형상 제작과 우상숭배를 금하였다(16-18).
* 일월성신 숭배금지(19)
또한 모세는 당시에 성행하던 천체 숭배에 대하여도 경고하였다. 그는 백성들이 하늘을 향해 눈을 들어 하나님께서 만드신 일월성신을 보고 그것의 장엄함에 미혹되어 그것을 섬기게 될 것을 우려하였다(19). 본문에서 말하는 '하늘 위의 군중'에서 '군중'에 해당하는 원어 '체바'는 '군대', '큰 무리', '큰 집단'을 의미하는데, 이 말은 '모든 별들의 무리'를 가리킨다. 이러한 것들은 하나님께서 인류를 위해 분정해 주신 것에 불과하다. 여기에서 '분정하다'('할라크')는 말은 '분배하다', '분리하다', '주다'란 뜻이다. 고대 애굽인들이나 가나안족, 그리고 셈족 등은 해와 달과 별들을 우주에 거하는 여러 신들의 분신(分身)으로 보고 이를 숭배하였다. 그러나 하나님을 섬기는 이스라엘은 이러한 일들을 본받아서는 안되었다(창 1:14-19).
* 하나님과의 언약을 기억하고 우상숭배를 금지하라(20-23)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자손들을 택하시고, 그들을 쇠 용광로와 같은 애굽에서 이끌어 내셔서 자기의 기업으로 삼으셨다(20). 그러므로 새 세대들은 하나님의 금하신 어떤 형상의 우상이든지 조각하게 되는 일이 없도록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대적하는 자들에게 소멸하는 불이시며 질투하시는 하나님이시다(20-24). 여기에서 '쇠풀무'('쿠르 바르젤')는 곧 '철 용광로'(iron furnace, KJV), '쇠를 녹이는 용광로'(iron-smelting furnace)를 뜻한다. 따라서 애굽이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쇠 풀무와 같았다는 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400년동안 애굽에서 노예 생활할 때 당한 학대와 고통이 얼마나 혹독했던가를 표현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열국 중 제사장 나라가 되었고, 또한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 되었다(출 19:4-6). 자신의 죽음을 목전에 둔 모세가 마치 유언과도 같은 그의 메시지에서 거듭 역설하고 있는 핵심은, 부디 호렙산에서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잊지 말고 우상을 만들거나 섬기지 말라는 것이었다.
* 소멸하시는 하나님! 질투하시는 하나님! (24)
하나님은 근본 사랑의 하나님이시지만, 인간의 죄와 불의에 대하여서는 불처럼 심판하시는 분이시다(11절). 하나님께서 범죄한 인간을 불로 심판하실 것이다(마 13:40; 벧후 3:12).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하나님 이외의 다른 대상에게 헌신과 애정을 돌리는 것을 결코 용납치 않으신다. 이러한 표현은 하나님께서 마치 인간과 같은 감정을 갖고 계신 것처럼 표현하여, 독자들에게 실감을 더해 주어 이해를 도우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6:15).
나. 우상 숭배에 대한 징벌과 회복(25-31)
* 언약을 잊고 우상숭배 할 때(25-28)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경고를 무시하고 우상 숭배를 하게 되었을 때의 일을 미리 경고하고 있다. 그들이 무슨 형상이든지 조각하게 되면 하나님과 맺은 언약(2계명)을 깨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며, 따라서 언약을 깨뜨린 대가를 받게 될 것이다(출 20:4-6참조). 모세는 이 일에 대해 천지를 불러 증거를 삼고있다. 모세는 자신의 말에 대해서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내세웠다. 만일 이스라엘이 언약을 위반할 때에는 천지가 증인이 되어 심판이 시행될 것이다. 모세는 이스라엘이 우상 숭배를 하게 되면 그들이 오래되지 못해서 전멸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징계는 징계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것은 우상의 헛됨을 더욱 철저히 교육하여 그들이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을 섬긴 결과가 어떻다는 것을 깊이 깨닫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사랑의 배려인 동시에, 다시는 죄를 범하지 않게 하시려는 사랑의 채찍이었다. 모세는 우상 숭배자들이 이방에 끌려가서 섬기게 될 우상들을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며 먹지도 못하는 것들'이라고 하였다. 이 말은 살아 계신 하나님과는 달리 우상들은 아무 생명도 없는 물질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한다.
* 회복시켜 주시는 자비의 하나님(29-31)
그러나 모세는 회개하는 자에 대한 구원과 회복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자비의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회개하고 돌아오면 하나님을 만나고 구원의 길을 베풀어주실 것이다(29).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열조들과 하신 언약을 잊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버리다'(라파)란 말은 '풀다','놓치다', '손을 떼다'란 의미인데, 따라서 이 말은 하나님께서 택한 백성 이스라엘을 결코 놓치지 않으시겠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스라엘이 어떤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버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그들 열조와 맺은 언약(창 15:12-21) 때문이다. 오늘날 성도들이 죄를 지어도 버림받지 않고 구원받을 수 있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맺으신 '새 언약' 때문이다(히 9:15). 우리는 연약하지만 신실하신 하나님은 한 번 맺은 언약을 끝까지 시행하신다.
* 지나간 날을 상고하여 보라(32-34)
모세는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신 날부터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위해 행하신 일과 같이 큰 일을 보고들은 적이 있느냐? 고 물었다(32). 모세는 호렙산에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강림하셔서 말씀하신 일은 전 우주 역사 가운데 단 한번밖에 없었던 전무후무한 일이었다고 하였다. 그는 세상에 어느 국민이 불 가운데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생존하였으며(33), 어떤 신이 와서 시험과 이적과 기사와 전쟁과 강한 손과 편 팔과 크게 두려운 일로 한 민족을 다른 민족에게서 인도하여 낸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모세는 이러한 역사를 행한 민족과 신이 역사 이래로 없었으나, 오직 하나님께서만이 이스라엘 자손들이 보는 앞에서 이러한 기사를 행하셨음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33-34). 성도들이 때때로 하나님께서 과거에 베풀어주신 은혜를 돌이켜보는 것은 참된 신앙 생활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환난 때에 과거에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를 돌이켜보면서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기억할 수 있으며, 이를 근거로 해서 앞으로도 함께 해 주실 것을 신뢰할 수 있게 된다(시 37:39).
모세는 계속해서 열방이 섬기는 무능한 잡신(雜神)들과는 달리, 역동적으로 역사 하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을 강조하였으며, 이러한 하나님과 특별한 언약 관계에 있는 선민(選民) 이스라엘의 우월성을 강조하였다. 모세는 하나님을 '불 가운데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하나님께서 호렙 산에 강림하사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실제 생생한 음성으로 당신의 뜻을 명백히 계시하신 율법 수여 사건을 생생하게 연상하면서 하는 말이다(출 19:16-19). '시험'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출애굽 시키기 위해 바로에게 행한 모든 사건들을 말하고 있으며(출7:14-12:30), '이적과 기사'는 택한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해 특별히 인간 역사 가운데서 행하신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사역을 말한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모든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자신의 크신 팔로 함께 하심으로 말미암아 승리케 하셨다(출 14장). 또한 "강한 손과 편 팔"은 이스라엘을 위해 행하신 하나님의 크고 위대하신 구원 행동을 가리키는 의인법(擬人法)적 표현이고(출 6:6;14:8), "크게 두려운 일"은 애굽인들에게 내린 10대 재앙을 말한다(출 12:29-36). 그리고 "한 민족을 다른 민에게서 인도하여 낸 일"은 이스라엘 민족의 출애굽 사건을 말한다. 1) 400여 년이나 종살이를 했던 노예민족이 아무런 사전 준비도 없이 일순간에 애굽으로부터 영광의 탈출(Exodus)을 감행했으며, 2) 출애굽 이후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까지 40년간을 약 200만이나 되는 많은 인구가 광야에서 무사히 생활했다는 것, 그리고 3) 군사 시설이나 변변한 전투 경험도 없던 노예 민족 이스라엘이 강력한 토착 원주민들을 축출하고 요새화 된 가나안 땅을 단시간 내에 정복, 정착했다는 사실은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에서 이스라엘의 출애굽 사건에는 열조들에게 약속하신 언약을 기억하시고, 자기 백성을 도우신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특별 섭리와 보호'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창 15:13, 14).
* 이러한 일은 유일신 하나님을 알게 하기 위한 것이다(35-36)
하나님께서 이러한 큰일을 나타내신 것은 여호와만이 하나님이시며, 다른 신이 없음을 알게 하시기 위함이었다(35). 모세는 이 말을 통해서 당시 전세계적으로 범람해 있던 다신론(多神論)과 범신론(凡神論), 그리고 지역신관(地域神觀)을 철저히 배격하고 있는데, 이는 히브리인들이 이후로 날마다 고백하여야 할 신앙의 본질이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에게 이러한 사실들을 가르치시기 위하여 하늘에서부터 음성을 내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듣게 하셨으며, 땅에서는 큰불을 그들에게 보이시고 불 가운데서 나오는 음성을 그들이 들을 수 있게 하셨다(36). 여기에서 교훈하다는 말의 원어 '야사르'의 기본 뜻은 '징계하다' 인데, 이 말에서 '교훈하다', '바로잡다', '개심시키다'란 뜻이 파생되었다. 즉 이것은 인간을 징계하시면서까지라도 의의 길로 인도하시려는 하나님의 적극적인 가르침을 말하고 있다.
* 이러한 일은 하나님의 사랑의 표시였다(37-38)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조상들을 사랑하심으로 그 후손인 이스라엘 자손들을 크신 권능으로 애굽에서 인도하셨다. 그리고 그들보다 강대한 열국을 그들 앞에서 쫓아내시고, 그들을 그 땅으로 인도하여 기업으로 주려 하셨다(37-38). 모세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위해 이런 일을 행하신 이유는 바로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때문이었음을 강조하였다(7:7,8;10:15). 모세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이러한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고, 그 사랑의 언약 안에서 살아가라고 권하였다.
* 유일신 하나님을 기억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율법을 지키라(39-40)
모세는 하늘과 땅에 오직 여호와만이 하나님이시며, 다른 신은 없는 줄을 알고 명심하라고 거듭하여 경고하였다. 명심하라는 말은 '되돌아가다'(슈브)와 '마음'(레바브)이 합쳐진 말인데, 항상 마음을 돌이켜 두고두고 되새겨 보라는 말이다. 하나님께서도 이 사실을 '명심케 하시기 위해서' 당신의 규례와 법도와 명령과 말씀을 되풀이해서 말씀하셨다(39). 이스라엘 자손들이 이 말을 지킬 때에 그들과 그 후손들은 복을 받고 그 땅에서 한없이 오래 살 것이다. 이 말은 그들이 여호와의 규례와 명령을 지킴으로서만 그들의 앞날이 보장됨을 의미한다. 만일 이스라엘 자손들이 반대로 하나님의 규례와 법도들을 어길 때에는, 그들이 쫓아냈던 다른 민족들과 같이 그 땅에서 쫓겨나게 될 것이다(40).
2-5. 요단 동편에 세운 세개의 도피성(41-43)
"때에 모세가 요단 이편 해 돋는 편에서 세 성읍을 구별하였으니, 이는 과거에 원혐이 없이 부지중에 오살한 자로 그곳으로 도피케 하기 위함이며, 그 한 성읍으로 도피한 자로 그 생명을 보존케 하기 위함이라. 하나는 광야 평원에 있는 베셀이라, 르우벤 지파를 위한 것이요, 하나는 길르앗 라못이라, 갓 지파를 위한 것이요, 하나는 바산 골란이라, 므낫세 지파를 위한 것이었더라"(41-43)
율법 준수에 대한 권면(4:1-40)
1. 율법 준수를 촉구함(1-8)
* '규례'(規例)('후카')
* '법도'(法度)('미쉬파트')
가. 생명을 얻는 길(1)
나. 말씀에 가감하지 말고 순종할 것(2)
다. 바알브올 사건에 대한 교훈(3-4)
라. 순종하는 자에게 지혜와 지식이 되는 율법(5-6)
마. 살아계셔서 친히 응답해 주시는 하나님(7)
바. 가장 공의로운 율법(8)
2 스스로 삼가며 마음을 지키고, 자녀들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라(9-14).
가. 율법을 잊지 않도록 스스로 삼가며 마음을 힘써 지키라(9)
나. 자녀와 후손들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라(9)
다. 하나님 경외함을 알게 함(10)
라. 자녀에게 가르쳐야 할 책임(10)
3. 우상 숭배에 대한 경고(15-40)
가. 우상 제작과 숭배에 대한 경고(15-24)
나. 우상 숭배에 대한 징벌과 회복(25-31)
4. 요단 동편에 세운 세개의 도피성(4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