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39장: 바벨론 사자의 방문
본문의 내용은 열왕기하 20:13-19에도 똑같이 나와 있다.
[1절] 그때에 발라단의 아들 바벨론 왕 므로닥발라단이 히스기야가 병 들었다가 나았다 함을 듣고 글과 예물을 보낸지라.
유다 왕 히스기야가 죽을 병에 걸렸다가 하나님의 은혜로 나았던 때에, 발라단의 아들 바벨론 왕 므로닥발라단은 히스기야가 병들었다가 나았다 함을 듣고 글과 예물을 보내었다. 그 당시 아직 앗수르의 한 영토였던 바벨론은 므로닥발라단 때부터 독립국가로 나타나 앗수르와 힘을 겨루려 하였던 것 같다. 그러므로 므로닥발라단은 유다와 애굽 등과 연대하여 앗수르를 압박하려 하였던 것 같다.
[2절] 히스기야가 사자를 인하여 기뻐하여 그에게 궁중 보물 곧 은금과 향료와 보배로운 기름과 모든 무기고와 보물고에 있는 것을 다 보였으니 궁중의 소유와 전 국내의 소유를 보이지 아니한 것이 없은지라.
히스기야는 바벨론의 사자의 방문을 기쁘게 맞았다. 세력을 확장하고 있었던 신흥 바벨론 나라의 방문은 자랑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사람은 어떤 유력한 사람이 자기를 알아주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히스기야는 그 사자를 환대하며 그에게 궁중 보물 곧 은금과 향료와 보배로운 기름과 모든 무기고와 보물고에 있는 것을 다 보여주었다. 궁중의 보물과 국내의 모든 보물을 보여주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가 앗수르 왕을 물리친 일과 죽을병에서 나은 일이나 아하스의 일영표의 해 그림자가 뒤로 10도 물러간 일 등은 다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이었기 때문에, 그는 하나님의 이름과 그의 은혜를 증거했어야 했으나, 그 대신 나라의 보물들을 자랑스럽게 보여주었던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어떤 훌륭한 점을 자랑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감사하고 자랑하고 증거해야 한다. 사도 바울은, “누구든지 사람을 자랑하지 말라. 만물이 다 너희 것임이라. 바울이나 아볼로나 게바나 세계나 생명이나 사망이나 지금 것이나 장래 것이나 다 너희의 것이요 너희는 그리스도의 것이요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것이니라”고 교훈하였고(고전 3:21-23), 또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러하니라”고 고백하였다(갈 6:14).
[3-4절] 이에 선지자 이사야가 히스기야 왕에게 나아와 묻되 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였으며 어디서 왕에게 왔나이까? 히스기야가 가로되 그들이 원방 곧 바벨론에서 내게 왔나이다. 이사야가 가로되 그들이 왕의 궁전에서 무엇을 보았나이까? 히스기야가 대답하되 그들이 내 궁전에 있는 것을 다 보았나이다. 내 보물은 보이지 아니한 것이 하나도 없나이다.
그때 선지자 이사야가 히스기야 왕에게 나아와 물었다. “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였으며 어디서 왕에게 왔나이까?” 히스기야가 “그들이 원방 곧 바벨론에서 내게 왔나이다”고 대답하자, 이사야가 “그들이 왕의 궁전에서 무엇을 보았나이까?”고 물었다. 히스기야는, “그들이 내 궁전에 있는 것을 다 보았나이다. 내 보물은 보이지 아니한 것이 하나도 없나이다”고 대답하였다. 히스기야는 확실히 잘못 행하였다. 그는 장차 유다의 원수가 될 바벨론 나라의 사자에게 유다의 재정적, 군사적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 셈이 되었다.
[5-7절] 이사야가 히스기야에게 이르되 왕은 만군의 여호와의 말씀을 들으소서. 보라 날이 이르리니 네 집에 있는 모든 소유와 네 열조가 오늘까지 쌓아둔 것이 모두 바벨론으로 옮긴 바 되고 남을 것이 없으리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또 네게서 날 자손 중에서 몇이 사로잡혀 바벨론 왕궁의 환관이 되리라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이사야는 장차 있을 유다의 멸망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선언하였다. 그는 히스기야에게 말했다. “왕은 만군의 여호와의 말씀을 들으소서. 보라 날이 이르리니 네 집에 있는 모든 소유와 네 열조가 오늘까지 쌓아둔 것이 모두 바벨론으로 옮긴 바 되고 남을 것이 없으리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또 네게서 날 자손 중에서 몇이 사로잡혀 바벨론 왕궁의 환관이 되리라.”
유다는 장차 바벨론 나라로 인해 멸망할 것이다. 히스기야는 그런 바벨론 나라의 사자에게 나라의 중심부를 다 드러내 보여주었으니, 그것은 큰 실수이었다.
그 실수의 원인이 무엇인가? 그것은 아마 그의 교만 때문이었던 것 같다. 역대하 32:24-25는, “그때에 히스기야가 병들어 죽게 된 고로 여호와께 기도하매 여호와께서 그에게 대답하시고 또 이적으로 보이셨으나 히스기야가 마음이 교만하여 그 받은 은혜를 보답지 아니하므로 진노가 저와 유다와 예루살렘에 임하게 되었더니”라고 말한다. 이것은 본문의 사건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사람이 교만하면 하나님께서 모든 것들을 은혜로 주셨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하나님을 자랑하고 증거하는 대신에 자신을 자랑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히스기야의 실수는, 더 깊이 보면,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지 않으셨기 때문이었다. 역대하 32:31은, “그러나 바벨론 방백들이 히스기야에게 사자를 보내어 그 땅에서 나타난 이적을 물을 때에 하나님이 히스기야를 떠나시고 그 심중에 있는 것을 다 알고자 하사 시험하셨더라”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를 주지 않으시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심령을 지켜주지 않으시면, 우리는 인간 본성의 연약성과 죄악성 때문에 실수하고 또 교만한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다.
경건한 인물 히스기야도 그러하였다. 하나님께서 버려두실 때 그는 마음이 높아졌고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며 증거하는 대신에 자신의 보물들을 자랑하였다. 히스기야보다 더 나은 것이 없는 우리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만 사모해야 한다. 우리는 사도 바울처럼 “나의 나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 고백하며(고전 15:10), 하나님의 은혜만 사모해야 한다.
[8절] 히스기야가 이사야에게 이르되 당신의 이른 바 여호와의 말씀이 좋소이다. 또 가로되 나의 생전에는 평안과 견고함이 있으리로다 하니라.
히스기야는 이사야에게, “당신의 이른 바 여호와의 말씀이 좋소이다”고 말하며, 또 “[왜냐하면] 나의 생전에는 평안과 견고함이 있으리로다[있음이로다]”라고 하였다. 그는 장차 있을 유다의 비극적인 멸망에 대해 심각하게 느끼지 못한 것처럼 보이지만, 선지자를 통해 주신 하나님의 선언을 겸손하게 받았다.
본문에서 우리는 두 가지 교훈을 찾는다. 첫째로, 우리는 자신의 세상적 부귀와 영광을 자랑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만 자랑하자.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를 잊지 말고 오직 하나님만 자랑하고 그의 은혜만 증거하자. 우리의 우리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을 포함하여 사람을 자랑하지 말고(고전 3:21-23) 세상의 것을 자랑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만 자랑하자. 우리는 사도 바울과 함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러하니라”고 고백하자(갈 6:14).
둘째로, 우리는 오직 하나님의 은혜만 구하고 의지하자. 사람은 누구든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무지와 교만에 떨어질 수 있다. 그러면 우리도 실수하고 실패할 것이다. 하나님의 귀한 사람 다윗이나 히스기야가 실수할 수 있었다면, 우리도 그럴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하나님의 은혜만 구하고 하나님만 의지하자.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오직 성령을 따라 행할 때 육체의 죄성을 이길 수 있다(갈 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