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의 임명과 율법 보관(31장)
여호수아의 임명과 율법 보관(31장)
1. 모세에 의해 위임된 여호수아(1-8)
모세는 이제 120세의 고령이 되어 신체적으로 정상적인 지도자의 직무를 감당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리고 이미 여호와께서도 모세가 므리바 사건을 인해 요단을 건너지 못할 것이라고 예고해 주셨다(2). 이제 새로운 세대를 가나안으로 인도할 사명은 여호수아를 통해서 수행될 것이다(3). 하나님은 새 세대들에게 요단 동편에서 시혼과 옥을 물리친 것처럼, 요단 서편에서도 가나안 족속들을 물리쳐 주실 것을 약속해 주셨다(4). 이러한 족속들은 당시에(B. C. 1400년경) 가나안 땅에 이미 살던 헷, 기르가스, 아모리, 가나안, 브리스, 히위, 여부스 등과 같은 가나안의 후기 7족속을 말한다(7:1).
모세는 새로운 세대들에게 자신이 전해준 율법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였다(5). 모세는 여호와께서는 그들과 함께 계시며 그들을 떠나지 않고 그들을 버리지 않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그들은 마음을 강하게하고, 담대히하며, 두려워하지 말고, 떨지 말아야 한다. '강하게 하라'('하자크')는 말은 '꽉잡다', '달라붙다'는 뜻으로서 이는 맹수가 먹이를 공격할 때의 완강한 모습을 연상시켜 주는 말이다. 그리고 '담대히 하라'('아마츠')는 말은 '방심하지 말라'는 말이며, '두려워 말고 떨지 말라'는 말은 신앙으로 무장을 하라는 것을 말한다. 모세는 이렇게 비슷한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 그들이 구세대처럼 가나안 족속을 두려워하다가 실패하는 일이 없도록 거듭해서 경고하였다(5-6).
모세는 여호수아를 불러서 온 이스라엘 앞에 세우고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라고 격려했다(7-8). 여호수아는 이미 오래 전부터 군대의 대장으로 활약했으며(출 17:9), 당시에는 어느 정도 모세의 권한을 대행하고 있었다(민 27:18-23). 그러나 아직은 그가 모세의 지도자의 권한을 정식으로 위임받지는 않았다. 그러므로 죽음을 앞둔 모세는 이스라엘의 총회(總會) 앞에서 여호수아를 부각시키고, 그를 공식적으로 이스라엘의 새 지도자로 위임할 필요가 있었다(14). 모세는 자신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요단을 건너 가나안을 정복할 여호수아에게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하실 것'을 강조하였다. 이 말은 모세가 당시 상황에서 여호수아에게 해 줄 수 있는 모든 말의 핵심이며 전부였다. "두려워하다"('야레')는 말은 상대방을 경외할 만큼 '위압감을 받는 상태'를 의미하며, "놀라다"('하타트')는 말은 파괴나 패망을 두려워하여 '낙심한 상태'를 가리킨다(왕하 19:26;사 30:31).
2. 율법 낭독(9-13)
모세는 율법을 써서 여호와의 언약궤를 메는 레위 자손 제사장들과 이스라엘 모든 장로에게 주었다(9). '율법'은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에게 주신 여러 법조문 및 교훈들로서, 그들의 종교, 개인, 사회 생활에 관련된 모든 규례들을 말한다. 모세의 율법을 그 내용에 따라 크게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1) 도덕법: 10계명을 가리킨다. 이것은 시대를 통하여 영원불변한 것으로서, 크게 대신(對神) 계명과 대인(對人) 계명으로 구분할 수 있다(신 5:7-21).
2) 시민법: 당시대의 이스라엘 백성들이 올바른 사회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했던 구체적인 법조문들이다. 십계명에 기초를 두고 있는 이 법의 근본 정신은 사랑과 공의의 정신이다.
3) 의식법: 특별히 레위기에서 많이 취급된 제사 및 성결, 그리고 절기에 관련된 법이다. 이 법들은 그리스도에 대한 상징적 의식들로서 그리스도를 통해 완성되었다.
모세는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에게 안식년의 초막절에 회막에 모일 때에 이 율법을 낭독하여 온 이스라엘로 듣게 하라고 지시하였다(10). 초막절은 이스라엘이 출애굽 한 후 광야에서 방황할 때 하나님께서 지켜 주신 것을 기념하며, 또한 1년간의 모든 수확을 감사하는 절기이다.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정착하였을 때는 실로(Shiloh)가 중앙 성소로서의 역할을 감당하였다(수 18:1; 삿 18:31; 삼상 1:3). 그러다가 훗날 다윗이 예루살렘을 종교의 중심지로 삼고(삼하 6,7장), 솔로몬이 그 곳에 성전을 건축함으로(왕하 6장) 예루살렘이 완전한 이스라엘의 유일 중앙 성소가 되게 되었다. 이처럼 안식년의 초막절에 온 백성들에게 율법을 낭독하여 들려주라고 명령한 것은 다음과 같은 목적이 있었다.
1) 이스라엘이 40년간 광야에서 고생하였던 것을 깊이 회상케 하기 위함이었다.
2) 현재 그들이 누리고 있는 축복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3) 그 동안 얼만큼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왔는지를 돌아보게 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모세는 이스라엘의 남녀노소와 성안에 사는 타국인들 모두와, 그리고 후손들에게까지도 에게 율법을 가르쳐서 그들이 여호와를 경외하며 율법의 모든 말씀을 지켜 행하게 하라고 지시하였다(12-13).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침 받는 일에는 그 누구도 제외될 수 없었다. 이 모든 규례는 백성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 행하게 하려는 데 있었다. 믿음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배우는 데서 시작되며(롬 10:17), 그 결과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 말씀대로 살게되는 것이다. 본문에서 '타국인'('게르')이란 말은 이스라엘 사회에 동화(同化)되어 함께 살고 있는 이방인을 가리킨다.
3. 여호와에 의한 여호수아의 위임(14-23)
여호와께서는 모세에게 그가 죽을 기한이 가까왔기 때문에 여호수아를 불러서 함께 회막으로 나아오라고 지시하셨다. 하나님께서는 그 자리에서 여호수아에게 직접 명령을 내리실 것이라고 말씀하셨다(14). '명을 내리다'(차와')는 말은 '지정하다', '짐을 맡기다'란 의미로서, 이는 여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특별한 임무와 직책(직분)을 위임하는 것을 말한다. 하나님께서 모세와 여호수아를 회막으로 부르신 이유는 여호수아를 모세의 후계자, 곧 이스라엘의 새 지도자로 정식 위임(委任)하기 위함이었다. 모세와 여호수아가 나아가서 회막에 섰을 때에 여호와께서 구름 기둥 가운데서 나타나셨고, 구름 기둥은 장막 문 위에 머물러 있었다(15). 하나님께서는 이미 이러한 방법으로 강림하시어 친구와 이야기하듯 모세와 대화하신 적이 있다(출 33:7-11). 그때 온 이스라엘은 회막에서 멀리 떨어져 구름 기둥을 바라보며 경배하였었는데 이번에도 물론 그와 같이 하였을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영광 중에 회막에 임재 하셨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현상이었다.
여호와께서는 구름 기둥 가운데서 모세에게 그가 죽을 것이며,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에 들어가서 이방 신들을 음란히 좇고 하나님을 버리며, 하나님께서 그들과 세운 언약을 어길 것이라고 하셨다(16). 하나님께서는 그때에 그들에게 진노하실 것이며, 그들을 버리시고 그들에게 그 얼굴을 숨겨서 보이지 않게 하실 것이다. 그러면 그들이 삼킴을 당하여 허다한 재앙과 환난이 임할 그 때에 그 재앙이 임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그들 중에 계시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라고 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다른 신을 좇는 모든 악행을 인해 반드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얼굴을 숨기실 것이다(17-18). '진노한다'(하라)는 말은 '빨갛게 되다', '더워지다'란 의미로서 이다. 따라서 이는 마음속에서부터 맹렬히 타오르는 극심한 분노를 표현하는 말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얼굴을 숨긴다는 것은 불순종하는 이스라엘을 외면하사 그들로부터 모든 구원과 보호의 손길을 거둘 것이라는 말이다. 전적으로 타락하고 부패해진 인간은 자신들이 재앙을 당하게 될 때에 그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으려 한다. 즉 스스로 축복을 거절하고 저주를, 은혜를 저버리고 재앙을 자초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자신들이 당하게 된 환란과 고통은 하나님께서 도와주시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원망하였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자손들이 가나안에서 하나님을 배반할 것을 예견하셨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모세와 여호수아에게 이스라엘의 타락과 하나님의 심판을 주제로 한 노래를 써서 그것을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가르쳐 부르게 하라고 지시하셨다(19). 훗날 이스라엘은 범죄한 후에 환란과 재앙을 당하면, 그들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맺은 언약을 외면하고 도와주지 않는다고 원망할 것이다. 그러한 때에 이 노래는 그들이 당하는 모든 환란과 재앙이 그들의 관영한 죄악 때문임을 증거하는 확실한 증거가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열조에게 맹세하신 대로 이스라엘 자손들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실 것이다. 그러나 그 후에 이스라엘이 먹어 배부르고 살지게 되면, 그들은 돌이켜서 다른 신을 섬기며 하나님을 멸시하고 언약을 어기게 될 것이다(20). 그리하면 그때에 이 노래가 그들 앞에 증인처럼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기 전에 이미 그들의 생각을 모두 아시고 계셨다(21). 하나님께서 '모세의 노래를 지어 이스라엘 자손들로 하여금 부르게 한 목적은 1) 이 노래가 선용된다면 이스라엘의 배역(背逆)을 방지하는 방편이 될 수도 있었다. 2) 이 노래가 이스라엘의 배역을 방지하지는 못해도 그들을 회개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증인'(에드)이란 말은 고발된 어떤 범죄 사실을 확인할 때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다. 이런 의미에서 본절의 뜻은 이스라엘이 타락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징계를 받을 때, 그 누군가에 의해 불리워질 이 모세의 노래(32:1-43)가 하나님께 대한 이스라엘의 범죄 사실을 확인시켜 주는 증인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뜻이다. 모세는 하나님의 명령을 듣고 바로 그 노래를 써서 이스라엘 자손에게 가르쳤다(22). '노래'(쉬라)는 어떤 지식이나 사상을 전달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노래에는 대개 그 시대의 상황이 압축되어 담겨 있기 마련이다. 히브리인들의 노래 역시 대부분 예술적인 표현보다는 하나님께 대한 신앙 고백적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많았다. 하나님께서는 이제 눈의 아들 여호수아에게 그가 이스라엘 자손을 인도해서 가나안으로 인도할 것이기 때문에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라고 격려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이 여호수아와 함께 하실 것임을 약속해 주셨다(23-24).
4. 언약궤 곁에 두어야 할 율법(24-29)
모세는 이 율법의 말씀을 책에 쓴 후에 여호와의 언약궤를 메는 레위 사람에게 그 율법 책을 갖다가 여호와의 언약궤 곁에 두어 증거가 되게 하라고 하였다(25-26). 언약궤(법궤) 안에는 만나 담은 항아리, 아론의 싹 난 지팡이, 그리고 십계명 두 돌판이들어 있었다민 17:10). 그런데 십계명의 해설서라고 할 수 있는 모세의 율법서는 바로 이 연약궤 곁에 두어 후손 대대로 하나님의 뜻을 증거하는 책이 되도록 해야 했다(Delitzsch). 모세는 이스라엘 자선들의 패역함과 목이 곧은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모세는 자신이 살아 있을 동안에도 여호와를 거역한 이스라엘이 자기가 죽은 후에는 더욱 더 패역할 것이라고 하였다(27). '패역하다'는 말은 '쓰다', '불쾌하다'는 뜻의 '마라'에서 온 말로서 인간의 패역한 행위가 하나님께 대한 반감(反感)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시사해 준다. 그리고 '목이 곧다'는 말은 가축이 주인의 요구대로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 고집을 부리는 모습을 가리킨다(출 32:9). 이스라엘이 이처럼 끝까지 패역하고 불순종할 경우에는 그들의 목에 오직 철 멍에가 씌워질 뿐이었다(28:48). 모세는 모든 장로와 유사들을 자기 앞에 모으라고 지시하였다. 모세는 자신이 그들의 귀에 말씀을 들려주고, 천지로 증거를 삼을 것이라고 하였다(28). 장로와 유사는 재판이나 행정 등 공적(公的) 임무를 맡아 처리했던 이스라엘 사회의 지도자들이다(21:2;29:10). 모세의 노래는 아마 이들을 통하여 온 백성들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하였을 것이다. 천년을 두고 요지부동하는 천지(天地)를 증인으로 채택한 이유는 증거 하고자 하는 내용의 불변성과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모세는 자기가 죽은 후에 이스라엘이 부패하여 율법을 떠나 여호와의 목전에 악을 행하면 하나님의 진노로 인해 재앙을 당할 것이라고 하였다(29). 모세는 하나님의 지시를 따라 이 노래를 이스라엘 총회에게 끝까지 읽어 들려주었다(30).
<적용 질문>
1. 하나님의 말씀은 철저히 가르쳐져야 하며, 그것을 잘 준수하도록 강조되어야 한다.
2.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배우는 데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도 제외될 수 없다.
3. 우리의 패역함을 인해 경고나, 회개를 위한 안전 장치가 필요하다.
4. 지도자들은 신앙의 유산이 보존되고 후손들에게 잘 전달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여호수아의 임명과 율법 보관(31장)
1. 모세에 의해 위임된 여호수아(1-8)
율법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였다(5).
여호수아를 세우고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라고 격려했다(7-8).
2. 율법 낭독(9-13)율법을 낭독하여 들려주라고 명령한 목적이 있었다.
1) 40년간 광야을 깊이 회상케 하기 위함이었다.
2) 현재 누리고 있는 축복에 대해 감사하도록
3) 얼만큼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왔는지를 돌아보게 하기 위함
3. 여호와에 의한 여호수아의 위임(14-23)
4. 언약궤 곁에 두어야 할 율법(24-29)
후손 대대로 하나님의 뜻을 증거하는 책이 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