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의 결론(29장)
계명의 결론(신29장)
1. 언약의 갱신(신29:1-17)
하나님께서는 출애굽 세대들과 함께 호렙 산에서 언약을 맺으셨으나, 그들은 불신앙으로 인해 하나님의 심판을 받고 광야에서 모두 죽었다. 그리고 가나안 입성을 눈앞에 두고 모압 평지에 진치고 있는 세대는 그 당시 20세 미만이었던 새로운 세대들이었다. 따라서 모세는 새 세대들에게 호렙 산 언약을 새롭게 갱신해 줄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1). 모세는 온 이스라엘을 소집하고 그들에게 여호와께서 애굽 땅에서 바로와 그 모든 신하와 그 온 땅에 행하신 모든 일, 즉 큰 시험과 이적과 큰 기사를 목도한 일을 상기시켰다(2-3). 그러나 이스라엘은 오늘날까지도 깨닫는 마음과 보는 눈과 듣는 귀를 가지지 못하였다(4).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계시(啓示)를 받으며,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친히 목격하고서도,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깨닫지 못한 채 계속해서 하나님의 뜻을 거부한 강퍅하고도 굳은 마음(출 32:9;34:9)을 경책(警責)한 것이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세심한 배려와 인도로 인해서 사십 년 동안 거친 사막 가운데에서도 별 불편함이 없이 지낼 수 있었다. 그들은 40년 동안 옷이 낡지 아니하였으며, 신이 해어지지 아니하였다(5). 하나님께서는 광야 40년 동안 이스라엘에게 농사를 금하여 떡이나 포도주, 그리고 독주를 마시지 못하게 하셨으며, 만나와 메추라기로 먹이셨다. 그 이유는 여호와만이 참 하나님이시며 사람이 사는 것이 떡으로만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는 것임을 깨닫게 하기 위함이었다(6).
모세는 이스라엘이 가나안으로 전진할 때에 그들의 길을 가로막았던 아모리 족속의 두 왕국, 즉 시혼과 바산 왕을 치고 그 땅을 두 지파 반에게 준 일을 상기시켰다(7-8). 이 사건은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하나님께서 함께 하심과, 앞으로의 전쟁에서의 승리를 확신시켜 준 사건이었다. 모세는 이 사건을 목격한 이스라엘에게 마땅히 율법을 지켜 행할 것을 권면 했다. 지키다(솨마르)는 말은 '주의를 집중시키다', '세심히 보다'란 뜻도 지니고 있는 단어이다. 그러므로 본절을 '주의를 기울여 순종하라'는 말로도 이해될 수 있다. 모세는 율법 순종만이 이스라엘이 형통케 되는 길임을 다시 한번 언급하였다(9). '형통하다'('사칼')는 말은 '깨닫다', '지혜롭게 행하다', '신중하다'는 뜻이었으나, 점차 그러한 행동의 결과로 따르게 되는 '번창'과 '성공'을 뜻하게 되었다. 따라서 본절은 '너희가 이 언약의 말씀을 주의하여 순종하면 너희가 모든 일에 신중해지고 지혜롭게 되어서 결국 번창하게 될 것이다'라고 풀이할 수 있다(Lange, Pulpit Commentary).
모세는 언약을 갱신하기 위해서 두령과 모든 이스라엘 지파, 즉 장로들과 유사(공직자)와 이스라엘 모든 남자들 뿐 아니라, 백성의 계수에 들지 못하는 유아들과 아내들, 그리고 진중에 있는 객과, 천한 일을 하는 사람들까지 모두 다 하나님 앞에 섰다고 하였다(10-11). 이들 모두는 백성의 한 사람으로 계수(計數)되지도 못한 자들이었으나, 모세는 이들도 다 '하나님 여호와 앞에' 언약의 대상자에 속하게 되었다. 이는 곧 여호와께서 세우신 언약은 남녀노소, 신분, 계급, 민족이나 혈통 등에 관계없이 이스라엘 공동체 안에 거하는 모든 자에게 그 효력이 미침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러한 사실은 장차 새 언약의 중보자이신 예수 그리스도 (히 8:6) 안에서 믿음으로 구원받는 일에는 헬라인이나 유대인, 할례당이나 무할례당, 야인(野人)이나 스구디아인 그리고 종이나 자유인이나 결코 차별이 있을 수 없다는 사실(골 3:11;롬 4:23,24; 10:11-13)을 예표한다.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모으신 이유는 그들을 여호와의 언약에 참여시키기 위한 것이었다(12). '참예하다'('아바르')는 말은 원래 '분할하다', '통과하다', '들어가다', '넘어가다'는 뜻으로서, 이 말은 원래 고대 사회에서 언약 체결 시, 언약의 당사자들이 언약의 담보로 짐승을 잡아 둘로 쪼갠 후 그 사이로 통과하면서 만일 어느 한쪽이 언약을 어길 시에는 그 짐승이 당한 것처럼 처참하게 보복 당할 것을 다짐한 데서 유래된 용어이다. 따라서 본 절은 온 이스라엘이 하나님과 결단코 파기(破棄)할 수 없는 언약을 체결한 상태임을 강조하고 있는 표현임을 알 수 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언약을 맺으시는 이유는 여호와께서는 열조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신 대로 이스라엘을 자기 백성을 삼으시고, 자신이 친히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되시기 위함이었다(13).
모세는 이 언약이 그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만이 아니라, 그 이후에 있을 모든 이스라엘 자손들에게도 해당한다고 하였다(14-15). 이 말은 여호와의 언약이 시공(時空)을 초월하여 무한히 확대됨을 강조하고 있다. 혹자는 이 말을 좁은 의미로 해석하여 '이스라엘의 후손'만을 가리키는 것으로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말을 넓은 의미로 해석하여 표면적(表面的) 유대인 뿐 아니라 마음의 할례를 받은 이면적 유대인, 즉 영적 이스라엘 백성된 모든 신자(롬 2:28, 29)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Sange). 왜냐하면 지금 이스라엘이 참여하고 있으며 또한 장차 그 후손들이 참여하게 될 여호와의 언약은 이미 모든 믿는 자들의 조상인 아브라함과 맺었던 언약과 본질상 동일하므로(롬 4:11, 16), 아브라함의 영적 후손된 우리 성도들도 통시적(通時的)으로 이미 그 언약의 동참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아뭏든 본절은 여호와의 언약 신앙이 편협한 민족주의 신앙이 아니라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는 우주적(universal) 신앙임을 보여 준다. 이스라엘은 지금껏 광야를 여행하면서 아말렉 족속과도 싸웠고(출 17:8-16), 아말렉과 가나안의 연합군(민 14:45), 아랏족(민21:1-3), 아모리 왕 시혼(민 21:21-25), 바산 왕 옥(민 21:33-35)과도 싸웠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미디안 족과 싸우기도 했다(민 31:1-12).
이스라엘은 이 모든 전투에서 훈련도 받지 않은 엉성한 군사력으로 연전 연승하였다. 본절에서 모세는 바로 이러한 사실을 백성들에게 회상시키면서 그들 이방 족속의 우상들은 모두 헛것이며, 단지 쇳덩이, 나무토막에 자나지 않음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여호와 하나님만 천상 천하에 오직 유일하신 하나님임을 강조하고 있다(16). '우상'('길룰')은 '굴리다'는 뜻의 '갈랄'에서 온 말로서, 본래는 굴려서 운반하기에 편하도록 토막낸 '통나무'를 가리킨다(Gesenius). 그러나 점차 이것이 아무런 능력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우상'을 뜻하게 되었다. 즉 이는 우상이 헛것임을 강조하고 있는 경멸어이다(Lange)(17).
< 적 용 질 문 >
1. 우리는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체험한 후에 깨닫는 마음으로 순종하고 있는가? 아니면 지금도 소경 된 마음으로 불순종하며 살고있는가? 불순종하고 있다는 그 이유는 무엇인가?
2.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40년 동안 다른 음식을 금하시고 만나와 메추라기로 먹이신 이유는 무엇인가? 이러한 사실은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가?
3. 오늘날 우리들에게는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것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
4. 하나님의 언약에 남녀 노소,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참여하고 있는 사실은 우리에게 어떠한 교훈을 주고 있는가?
5. 본문은 하나님의 언약이 후손에게까지 유효하다는 것을 어떻게 말해주고 있는가?
2. 언약을 어길 때에 임할 하나님의 심판(9:18-29)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일어날 두 가지를 크게 염려하였다. 첫째는 이스라엘 중에 그 마음이 여호와를 떠나서 다른 민족의 신들을 섬기는 일이었으며(18), 둘째는 독초와 쑥의 뿌리 같은 악한 생각이 생겨서, 율법을 어기면 저주를 받는다는 말을 듣고도 마음을 강퍅케 하며, 다른 모든 사람들은 멸망해도 자신만은 평안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었다(19). 여기서 염려한다(펜)는 말은 단순한 우려가 아니라, 어떠한 일을 하지 말라고 엄격히 금지하거나 강하게 경고, 또는 충고하는 말이다(Gesenius). '독초'('로쉬')는 본래 뱀의 독(욥 20:16)을 포함한 일반적인 '독'(poison)을 가리키는 말이다(Keil). 독초와 쑥은 모두 자생력(自生力)과 번식력이 왕성한 야생(野生)식물을 가리키는 바, 이것들은 독성이 강할 뿐 아니라 매우 쓴맛을 낸다(Kitto). 따라서 여기서는 비유적으로 사용되어 패역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거역하고 우상 숭배를 주장하는 자들(호 10:4;암 6:12;히 12:15)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자들은 군중의 마음 밭에 죄악의 독을 퍼뜨려 순식간에 그 공동체를 파멸로 몰아넣는 독초와 쑥의 뿌리 같은 자들이기 때문이다(Keil). '젖은 것'(KJV, drunkenness)과 '마른 것'(KJV, thirst)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는 알 수 없다. 혹자는 '젖은 것'이란 '우상 숭배나 정욕에 흠뻑 빠진 자'를 의미하며, '마른 것'이란 '끊임없이 우상 숭배나 정욕을 갈망하는 자'를 의미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Knobel). 반면에 공동 번역은 이를 각각 '물이 콸콸 솟는 동산'과 '메마른 사막'으로 번역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들은 너무 여자적(如字的)인 해석에 치우쳐 있다. 전체적인 문맥에서 볼 때에 '젖은 것'과 '마른 것'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의미하는 히브리인들의 격언으로 이해함이 가장 무난하다(Baumgarten). 그러므로 이 말은 저주가 임하여 모든 것이 멸망해도 자기는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들의 강퍅하고 화인(火印)맞은 마음(렘 6:14,15)을 묘사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호와께서는 이런 자를 사하지 않으실 뿐 아니라, 여호와의 분노와 질투의 불로 그의 위에 부으시고, 이 책에 기록된 모든 저주로 그에게 더하실 것이다. 그리하여 여호와께서는 결국 그의 이름을 세상에서 없애버리실 것이다(20-21). 여기서 '분노'란 죄를 혐오하시는 하나님의 공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질투'란 택한 백성들에게 쏟으시는 하나님의 사랑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6:15). 이스라엘은 이미 광야에서 불신앙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진노의 불 심판을 경험하였으니(민 11:1-3;16:1-35), 본 절의 경고는 그들에게 실제적인 두려움을 생생히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하였을 것이다. 그의 이름을 천하에서 도말 하신다는 말은 하나님의 은혜와 보호권 하에서 완전히 제외시킨다는 뜻이다(25:19; 출 17:14). 모세는 이러한 악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로 인해 이스라엘 자손과 객이 그 땅의 재앙과 여호와께서 유행시키시는 질병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여호와께서 그 땅에 유행시키시는 질병은 앞에서 언급된 질병들을 가리킨다. 즉 염병과 폐병, 열병, 상한, 학질(28:21, 22)그리고 애굽의 종기와 치질, 괴혈병, 개창, 미침, 눈멂, 경심증(28:27, 28), 또한 종기(28:35)등을 말한다. 그리고 온 땅이 유황과 소금이 되고, 또 불에 타서 심거나 거두지 못하며, 아무 풀도 나지 아니하여 소돔과 고모라와 아드마와 스보임의 무너짐과 같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22-23). 아드마는 '붉은 흙'이란 뜻으로 소돔 근처에 있던 성읍 중의 하나이며(창 10:19), 스보임은 '영양'(羚羊)이란 뜻으로 소돔, 고모라, 아드마, 소알과 더불어 사해 싯딤 계곡의 다섯 성읍 중 하나이다(창 14:2).
이스라엘의 재앙은 너무나 커서 이방 사람들의 입에도 오르내리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 이스라엘은 열방 중에 조롱거리가 될 것이다(24). 그들은 이스라엘이 멸망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이스라엘이 자기를 구원하신 여호와를 버리고 이방 신을 섬겼기 때문이라고 말할 것이다(25). 이러한 일은 빛과 소금이 되야 할 이스라엘에게 커다란 치욕거리가 아닐 수 없다(26). 그러므로 여호와께서는 반역과 범죄한 이 땅을 향하여 진노하사 이 책에 기록된 모든 저주대로 재앙을 내리실 것이며, 여호와께서 진노와 분한과 크게 통한하심으로 그들을 이 땅에서 뽑아 내셔서 다른 나라에 포로가 되게 하실 것이다(27-28). 훗날 바벨론의 1차 침공 시(B.C. 606)에 바벨론의 포로로 잡혀간 다니엘은 당시 이스라엘이 당하는 저주와 포로 생활 등이 분명 율법을 범하고, 하나님의 목소리를 청종치 아니한 이스라엘의 죄악 때문이었음을 분명히 증거 하였다(단 9:11). 이 책에 기록된 모든 저주는 구체적으로 28:15-68;레 26:14-39에 기록된 저주 내용을 가리킨다. 진노와 분한과 크게 통한하심이란 말은 그 어떠한 죄악도 결코 용납하시지 못하는 하나님의 공의(公義)의 속성을 강조하고 있는 중언법적 표현이다. 그리고 그들을 던지실 것이란 말('아쉘리켐')은 하나님의 저주로 말미암아 이스라엘이 영원히 뽑혀나갈 것'을 말한다. 뽑아낸다(나타솨')는 말은 '철저히 파다', '뿌리째 뽑다'란 의미로, 이스라엘이 완전히 멸망할 것을 말한다.
'오묘한 일'은 인간에게 계시(啓示)되지 않은 하나님만이 알고 계시는 신적(神的) 계획이나 섭리를 말한다. 그리고 '나타난 일'은 말씀이나 예언, 기적 등과 같은 여러 가지 방편을 통하여 인간에게 계시된 하나님의 뜻을 가리킨다. 이 말은 하나님께서 알려주지 않은 일은 성도들이 겸손히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라는 것이며, 계시해 주신 것(율법)은 성도들이 부지런히 연구하고 후손들에게 가르쳐 지켜 행하라는 것을 말한다(29). 따라서 성도들은 성경에서 말하고 있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피조(被造)물 된 자의 한계를 겸손히 인정하고, 말씀을 열심히 연구하고 가르치며, 순종하기를 힘써야 한다.
<적용 질문>
1.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을 찾거나, 독초와 같은 악한 생각에 빠질 것을 염려했다. 혹시 우리 중에 이러한 일이 없는지 살펴보고 대책을 이야기해 보자.
2. 성도가 하나님과 말씀을 떠나면 불신자들 사이에서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가?
3. 하나님께서는 왜 모든 것을 계시해 주시지 않고, 일부만을 계시해 주셨는가? 그리고 이것이 우리에게 왜 유익이 되는가?
계명의 결론(29장)
1. 언약의 갱신(1-17)
1.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체험한 후에 불순종한 백성들
2.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40년 동안 만나와 메추라기로 먹이심
3.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
4. 하나님의 언약에 남녀 노소,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참여하고 있다
5. 본문은 하나님의 언약이 후손에게까지 유효하다
2. 언약을 어길 때에 임할 하나님의 심판(18-29)
1.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을 찾거나, 독초와 같은 악한 생각에 빠질 것을 염려했다.
2. 성도가 하나님과 말씀을 떠나면 분노와 저주가 임한다.
3. 하나님께서 숨기신 계시와 보여주신 계시